현대차, 신형 제네시스 앞세워 수입차와 '진검승부'

by김형욱 기자
2013.08.19 06:27:26

연말 제네시스 이어 내년 신형 쏘나타 출시
국내 수입차 공세 방어.. 美 등 해외 고급차시장 공략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내년 신형 제네시스 등 신차를 앞세워 수입차와 진검승부를 벌인다. 올 들어 판매가 정체된 북미시장에서도 반전을 꾀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가 오는 10월께 신형 쏘울을 출시하고, 현대차는 11월말 쯤 신형 제네시스에 이어 내년 초 신형 쏘나타를 연이어 선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올 1~7월 내수 시장에서 65만2817대(현대차 38만4913대, 기아차 26만7904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했다. 수입차의 시장잠식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자동차 내수시장은 예년과 비슷한 반면, 수입차 판매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같은 기간 수입차 등록 대수는 8만 9440대로 전년보다 22.5% 늘었다. 지난해 10%를 넘어선 수입차의 시장점유율도 올 상반기 11.9%로 확대됐다.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쏘나타·제네시스 등 주력 모델의 가격을 최대 100만 원 낮추는 등 ‘착한 가격’을 내세워 대응에 나섰으나 신차 부재 속에서 수입 신차의 공세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연말까지 예정된 신차를 통해 수입차 방어를 기대하고 있다.

수입차에 대한 반격은 기아차가 먼저 나선다. 기아차는 이달 27일 새 쿠페 모델인 ‘K3 쿱’을 출시하고 10월에는 신형 쏘울을 투입해 수입차의 최대 수요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고객층 잡기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는 수입차의 ‘주력 시장’을 공략한다. 이르면 11월 말 나올 신형 제네시스가 선봉에 선다. 제네시스는 6000만~8000만 원 선의 고급 대형 세단으로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렉서스 ES 등 수입차의 주력 고급세단과 가격대가 겹친다. 현대차도 ‘여기서 밀리면 끝’이라는 각오로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국내 마케팅부문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출시 시기에 쫓기기보다 품질과 가격, 옵션, 출시 방식까지 모든 부분에 완벽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현대차는 내년 초에는 신형 쏘나타를 투입한다.

기아차 신형 쏘울의 디자인 기반이 된 콘셉트카 트랙스터. 기아차 제공
현대·기아차의 신차는 내년 초부터 해외시장에도 차례로 투입돼 판매 성장세에 기여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미국 전체 자동차시장이 전년대비 8%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불구, 전년보다 1% 감소한 64만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미국 ‘톱 7’ 자동차 회사 중 유일한 감소세다. 현지 시장점유율도 2011년 8.9%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2년 8.7%, 2011년 7.9%로 줄어들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신차 부재 속에 미국·일본 경쟁사가 총공세를 펼쳤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쏘울이 지난 2009년 북미 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래 4년째 매월 1만 대 이상 판매되는 스테디셀러인 만큼 이번 신모델도 좋은 반응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의 제네시스도 지난 2009년 미국 출시 이래 현지 고급 차 시장에서 매월 1500~2000대씩 꾸준히 판매됐다. 특히 제네시스는 2009년 미국 출시와 함께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면서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번 신모델도 그 명성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중 나올 신형 쏘나타도 미국에서만 매월 2만 대 이상 판매되는 현대차의 주력 모델로 지난해 출시했던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 일본 세단과 승부을 벌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2009년 이후 전 세계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경쟁사의 악재에 따른 반사이익 측면이 컸다”면서 “하지만 경쟁사들이 올 들어 대부분 회복된 만큼 현대·기아차가 신차를 내놓는 내년부터 진짜 승부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 기반이 된 콘셉트카 아이 플로. 현대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