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혼조..지표개선 vs 은행증자

by지영한 기자
2009.06.03 02:11:53

4월 잠정주택판매 `서프라이즈`
구제자금 조기상환 추진 은행주 약세..증자 부담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일(현지시간) 혼조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택판매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구제자금 조기상환을 추진중인 대형 은행들이 증자부담으로 약세를 보이며 부담을 주고 있다.

오후 1시2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97포인트(0.02%) 소폭 상승한 8723.4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2포인트(0.15%) 오른 1831.4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0.23포인트(0.02%) 소폭 떨어진 942.64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오전중 4월 잠정주택판매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으로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형 금융주들이 증자물량 부담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지수는 보합권까지 밀려 소폭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S&P 500 지수가 장기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200일간의 주가를 평균해 이은 선)을 523일만에 상향 돌파해 강세장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면서, 지수는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다.


구제자금의 조기상환을 추진중인 미국의 일부 대형 은행들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상환용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점이 물량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JP모간체이스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는 4~5% 안팍 하락핶고, 대형 은행인 모간스탠리도 3% 이상 하락했다.

JP모간체이스와 아멕스는 구제자금 상환을 위해 각각 50억달러와 5억달러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고, 모간스탠리도 이날 22억달러의 증자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충분한 자본금을 갖고 있고 정부 보증없이 자금조달도 가능한 은행들은 구제자금을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은 특히 "일부 금융기관들이 상대적으로 빠른 시기에 상당한(substantial) 금액을 상환할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대규모 구제자금 상환이 시작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외에 펩시 판매업체인 펩시보틀링이 3%대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이익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코가콜라도 1.5%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선트러스트 뱅크는 모간 키간(Morgan Keegan)이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조정한데 힘입어 10% 안팎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영국 은행으로 뉴욕증시에도 상장돼 있는 바클레이즈도 11%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장기투자를 약속하며 바클레이즈 지분을 확보했던 아부 다비의 IPIC가 7개월만에 지분을 처분한 점이 부담이 됐다.  전날 다우 지수에서 탈락한 씨티그룹도 4%대의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S&P 500 지수가 장기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200일간의 주가를 평균해 이은선)을 상향 돌파, `강세장` 도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S&P 500 지수는 전날 마감지수 기준으로 200일 이평선을 뚫고 올라섰다. S&P 500 지수가 200일선을 회복한 것은 무려 523일만에 처음이다.

뉴욕증시는 지난 3월 저점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최근 강세를 지속했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속 강세흐름)` 정도로 이해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경기회복 징후가 보다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S&P 500 지수가 장기 추세선을 상향 돌파함으로써, `강세장`이 도래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16개월간 리세션이 이어졌던 1980년대초 침체장의 경우엔 1982년 8월23일 S&P 500 지수가 200일선을 뚫고 올라선 이후 강세장으로 전환했다. 당시 S&P 지수는 이후 이듬해에 걸쳐 40% 가량 추가 상승했다.

S&P 500 지수는 대공황 시절이던 1930~1932년 기간중 838일간 200일선을 밑돌기도 했다. 그러나 이 때도 S&P 500 지수가 200일선을 상향 돌파하면서 S&P 500 지수는 이후 12개월간 40%나 상승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이날 4월 잠정주택판매 지수가 90.3을 기록, 전월 84,6에 비해 6.7%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4월 잠정주택판매 증가폭은 2001년 10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이고, 전년동기에 비해서도 3.2% 증가해 미국 주택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낳게 한다.

또 이같은 결과는 시장의 전망치도 크게 상회한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은 4월 잠정주택판매가 각각 0.5% 가량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잠정주택판매는 매매계약을 기준으로 집계되는 주택판매실적으로 향후 `기존주택판매`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 성격을 갖고 있다.

지난해 보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낮아진 집값, 여기에다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게 제공되는 8000달러의 세제혜택 등이 4월 주택판매실적에 영향을미쳤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