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하락..`경기 우려`

by전설리 기자
2007.12.27 02:27:35

홀리데이 매출 `기대 이하`→유통주 하락
10월 주택가격 하락폭 `6년 최대`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6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나흘만에 하락세를 타고 있다.
 
사흘간 이어온 `산타 랠리`에 따른 부담 속에 경기침체(recession)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부진한 홀리데이 쇼핑시즌 소매매출이 주택가격 하락과 신용 위기, 고유가 3대 악재 속에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일깨웠다.
 
마스터카드 어드바이저의 집계에 따르면 추수 감사절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까지 미국 소매업체들의 매출은 전년동기비 3.6%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2위 유통업체 타겟도 12월 동일점포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10월 케이스-쉴러(Case-Shiller) 주택가격 지수는 6년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해 미국 주택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오후 12시6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510.48로 전일대비 38.85포인트(0.29%) 내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81포인트(0.32%) 내린 2704.69를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90.95로 5.50포인트(0.37%)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재고 감소 우려 속에 급등세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66달러 오른 95.7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유가는 장중 96.07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보합권 혼조세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21로 전일대비 4bp 내렸다. 반면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채 2년물 수익률은 4bp 오른 3.25%를 기록중이다.
 


타겟(TGT)이 2.6% 하락했다.

타겟은 12월 동일점포매출이 -1%~+1%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이달 초 전망치였던 3~5% 증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세계 최대 할인점 월마트(WMT) 등 다른 유통주들도 내림세다. 월마트가 1.1% 내렸다. 백화점 메이시(M)와 의류 유통업체 갭(GPS), 전자제품 유통업체 서킷시티(CC)도 각각 5.5%, 3.3%, 4.7% 떨어졌다.



62억달러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으나 지분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인 메릴린치(MER)도 0.1% 하락, 연휴 전의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메릴린치의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내다보고, 필요할 경우 추가 지분 및 비핵심 자산 매각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BRKA)는 마몬 홀딩스 지분 60%를 4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1.3% 올랐다.

마몬 홀딩스는 프리츠커(Pritzker) 가문이 보유하고 있는 사기업. 제조와 서비스 등 125개 이상의 사업부를 거느리고 있다. 연 매출은 70억달러로 지난 2002년부터 올해까지 영업이익이 세 배 가량 늘었다.

버크셔는 오는 2014년까지 마몬 홀딩스의 추후 상황을 보면서 나머지 지분을 차례로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지난 10월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은 6년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10월 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가 전년동기대비 6.1%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1년 이 지수가 발표되기 시작한 이래 최대 하락폭으로 지난 9월 하락폭(4.9%)보다도 확대된 수준이다.

10월 미국 10대 대도시의 주택가격도 6.7% 떨어져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20개 도시 가운데 17개 도시의 주택가격이 전년동기대비 하락한 가운데 마이애미와 플로리다, 탬파의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9월과 비교해서는 20개 도시 주택가격이 모두 하락했다.

이 지수의 공동 창안자인 매크로마켓의 로버트 쉴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데이타를 어떻게 뜯어봐도 현재 미국 주택 시장의 상황은 험악하다"고 평가했다.
 

 
리치몬드 지역의 제조업 경기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은 12월 제조업 지수(계절 조정치)가 전월의 0에서 -4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1도 하회한 수준이다.
 
선적 지수가 전월의 1에서 -10으로 떨어졌고, 신규 주문 지수도 -6으로 전월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고용 지수는 -1에서 5로 상승했다.
 
물가 지수는 상승했다. 생산자 물가 지수는 2에서 3.19로, 소비자 물가 지수는 1.11에서 2.32로 올랐다.
 
이 지수는 0을 기준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하회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