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이틀새 370p↓..1만2900선도 무너져

by김기성 기자
2007.08.16 05:32:20

뉴욕 증시 일제 급락..신용경색 확산 공포 지속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뉴욕 주식시장이 신용경색 확산 공포로 이틀 연속 무너져 내렸다.

특히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이틀동안 무려 370포인트 급락하면서 1만3000선과 1만2900선이 한꺼번에 붕괴됐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은 장초반 다우 지수의 1만30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연방준비제도이사(FRB)의 유동성 공급 재개 등에 힘입어 신용경색 우려감이 진정되면서 반등, 오후장 초반까지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메릴린치가 미국 최대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에 대해 파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매도`로 강등한 게 신용경색 공포에 다시 불을 지폈다.

그 결과 오후장 후반 투매가 쏟아지면서 뉴욕 주식시장은 급강하했다. 이날 양호한 인플레이션과 제조업경기 지표가 발표됐지만 주식시장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다우 지수는 1만2861.47로 전일대비 167.45포인트(1.29%)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29포인트(1.61%) 밀린 2458.83으로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06.70으로 전일대비 19.84포인트(1.39%) 미끄러졌다. S&P500 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한편 국제 유가가 허리케인에 대한 우려와 에너지 재고 감소 여파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95센트 오른 73.33달러로 마감했다.

◇신용 공포 확산..美 최대 서브프라임 업체 `파산 가능성도`

미국 최대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CFC)이 신용경색으로 파산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신용경색 공포를 부추기면서 뉴욕주식시장을 급락세로 이끌었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인 케니스 브루스는 이날 "모기지산업의 유동성 문제가 컨트리와이드의 가치를 더욱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매도`로 강등했다.

그는 또 "채권자들이 컨트리와이드로 하여금 헐값에 보유 자산을 팔도록 마진 콜을 가중시키거나 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현금 조달 능력에 대한 확신을 잃는다면 사실상 파산상태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루스는 "현재와 같은 약세장에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 컨트리와이드는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올들어 주가가 반토막 난 컨트리와이드는 이날 메릴린치의 투자등급 강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13% 급락했다.

한편 또다른 모기지업체인 KKR 파이낸셜 홀딩스도 모기지 자산 51억달러 매각에서 400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는 소식에 31% 급락했다.

또다른 업체인 스코티쉬 리도 프라임 신용등급이 아닌 모기지 자산이 31억달러에 달한다는 고백에 24% 미끄러졌다.

◇금융주, AMAT `하락`

이날 반등세를 타기도 했던 금융주는 동반 하락했다.

골드만삭스(GS)는 3.4% 밀렸고, 리만브라더스(LHE)와 베어스턴스(BSC)는 각각 4%와 3% 떨어졌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어즈(AMAT)는 월가 예상치를 밑돈 3분기 순이익 예상치 발표로 4.1% 떨어졌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어즈는 반도체주문 감소 탓에 회계년도 4분기 실적의 주당순이익은 26~29센트와 매출액은 22억6000만~23억9000만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주당순이익 30센트와 매출액 24억6000만달러에 못미치는 것이다.

◇7월 CPI 8개월 최저..근원 CPI `예상 일치`

한편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휘발유 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8개월 최저치를 기록하며 월가 예상치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7월 CPI가 전월의 0.2%에서 0.1%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와 같은 것이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2개월 연속 0.2%를 기록하면서 월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같은 7월 CPI의 둔화세는 에너지 가격 하락을 비롯해 주거 비용의 완만한 증가, 보합세를 유지한 자동차 가격 등이 의류 및 의료 비용의 증가세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CPI는 전년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근원 CPI의 증가율은 2.2%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인플레이션 안심권인 1~2%의 상단에 근접했다.

◇美 8월 뉴욕 제조업경기 `월가 예상보다 좋다`

미국 뉴욕 지역의 8월 제조업 경기가 월가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8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1년 최고치를 기곡했던 전월의 26.5에서 25.1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19.0을 비교적 크게 웃돈 것이다.

이번 조사의 응답자중 40%가 사업환경이 `개선됐다`고 답한 반면 `악화됐다`는 답변은 15%에 그쳤다.

한편 7월 산업생산도 설비가동률 및 자동차생산 증가에 힘입어 0.3% 늘어나며 월가 예상치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美 8월 건설업체 체감경기 16년 `최저`

미국 주택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가 월가 예상치와 일치하긴 했으나 지난 1991년1월 이후 16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8월 주택건설업 경기신뢰지수가 전월의 24에서 22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주택건설업체중 고작 22%만이 향후 주택건설경기를 낙관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 공포가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더욱 악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와는 일치했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점으로 주택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