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상승폭 확대..급락 충격 진정

by하정민 기자
2006.01.24 03:46:46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23일 오후 뉴욕 주식시장이 상승폭을 조금씩 확대하고 있다. 오전 장 한때 하락반전하기도 했던 나스닥도 상승권에 안착했다.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가 월가 예상을 훨씬 상회하는 4분기 성적표를 내놓고, 3만명 감원이라는 강력한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면서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크게 위안시키고 있다. 주식시장의 복병으로 떠올랐던 국제 유가도 소폭이지만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식시장이 지난 주말 `검은 금요일`의 충격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이 뚜렷하다.

인터넷 진영의 두 간판스타 구글과 야후도 투자은행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으며 기술주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다만 미국 2위 은행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경제지표도 좋지 않아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2월 경기 선행지수는 0.1% 상승,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0.2% 증가보다 낮았다.

뉴욕 현지시각 오후 1시42분 현재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0.36% 높은 1만705.49, 나스닥 지수는 0.14% 높은 2250.93를 나타내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일대비 0.28달러(0.41%) 낮은 배럴당 68.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포드, 구조조정 덕 실적 예상 상회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F)는 작년 4분기 주당 순이익이 8센트(총 24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톰슨 퍼스트콜이 집계한 주당 순이익 전망치 1센트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포드의 실적 호전은 구조조정 성과 때문이다. 자동차 렌트 회사인 허츠를 매각하면서 10억8000만달러를 챙겼고, 북미 사업장 인원의 20%감원, 일부 고급차종의 판매 호조 등도 힘을 보냈다.

포드는 이와 함께 2012년까지 7년 동안 북미지역 공장 14개를 폐쇄하고 직원 3만명을 줄이기로 했다고 23일 발표했다. 감축될 인원은 북미지역 전체 노동력 12만2000명의 20∼25%에 달한다.

주가는 5.82% 상승했다.



◆BOA 실적 부진..씨티, 투자의견 하향

반면 금융주 진영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우선 미국 2위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매우 실망스런 성적표를 발표했다.

BOA의 4분기 주당 순이익은 93센트(총 37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합병 및 구조조정 비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94센트로 톰슨 퍼스트콜 전망치 1.02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BOA는 신용카드 회사 MBNA와의 합병, 개인 파산 증가로 비용이 늘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기설명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비 3% 증가한 14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역시 월가 전문가 예상치 145억2000만달러에는 크게 못 미쳤다. 주가는 0.54% 내렸다.

지난주 금요일 역시 실망스런 성적을 발표한 세계 최대 금융회사 씨티그룹(C)도 사정이 좋지 않다. 이날 UBS는 올해 씨티의 성장세에 의문을 표하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다만 주가는 0.44% 상승했다.

◆구글-야후 "급락은 매수기회"..호평 잇따라

지난주 인텔과 함께 전 세계 기술주에 실적 쇼크를 몰고 왔던 야후(YHOO)는 호재를 맞이했다. 이날 베어스턴스는 야후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올렸다.

베어스턴스는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야후 주식 매도 공세가 과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올해 야후의 성장 속도가 완만하겠지만 여전히 인터넷 강자로서의 위치는 누릴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주가는 1.54% 올랐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지난 20일 400달러 아래로 추락했던 구글(GOOG)은 이날 다시 400달러 선을 회복했다.

파이퍼 제프레이와 베어스턴스는 이날 구글의 목표가를 각각 600달러와 550달러로 제시하고 투자의견도 `시장수익률 상회`로 유지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지난 주 구글의 주가 급락은 매수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구글 주가는 5.93%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