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근모 기자
2005.07.26 05:30:52
[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동반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닷새만에 1만600선 아래로 내려섰다.
실적 호재와 악재가 혼재돼 시장이 방향을 찾지 못하던 차에, 유가가 59달러대로 추가상승하자 가격 부담을 느끼던 투자자들이 매물을 던졌다.
지난달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량과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냈다는 소식에 S&P500 지수가 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지수들은 오전장중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후속 매수를 지원할 재료가 제시되지 못하자 증시의 기세는 이내 꺾여 버렸고, 이후 무기력한 내리막길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다우지수는 0.51%, 54.70포인트 하락한 1만596.48, 나스닥지수는 0.60%, 13.0포인트 내린 2166.74, S&P500지수는 0.38%, 4.65포인트 떨어진 1229.03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64% 하락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7억322만주, 나스닥에서 14억9022만주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승대 하락종목 비율은 34대60, 나스닥에서는 36대59였다.
◆유가 59불대로 상승
지난주말 반등 재료가 됐던 유가 상승세가 이날 증시에서는 하락 재료로 돌변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경질 원유 9월 인도분은 35센트 상승한 배럴당 5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의 6월 석유수입이 줄었다는 발표가 나왔으나, 허리케인 시즌이 끝날때까지 공급을 안심할 수 없다는 경계감이 맞섰다.
◆엇갈린 기업실적
통신회사 벨사우스(BLS)의 2분기 순이익은 주당 46센트로 월가 예상치를 3센트 웃돌았다. 매출액은 8억4900만달러로 기대치와 부합했다. 벨사우스는 0.34% 올랐다.
다우종목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XP)는 2분기 순이익이 16% 증가, 사상 최대치인 주당 81센트의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78센트를 웃도는 것이다. MBNA와의 제휴를 통해 카드 고객이 증가한데 힘입었다. 매출도 11% 증가한 80억달러를 기록해 예상치를 웃돌았다. 아멕스는 0.02% 내렸다.
제록스(XRX)의 2분기 순이익은 주당 20센트로 예상치 23센트에 못미쳤다. 주가는 6.05% 급락했다. 매출액도 2% 늘어난 39억2000만달러로 기대치에 2400만달러 미달했다. 제록스는 3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에 미달할 것이라고 미리 경고했다.
◆모토롤라 어닝 서프라이즈 효과 지속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른 모토롤라는 2.7% 급등했다. RBC캐피털마켓은 모토롤라(MOT)에 대한 목표가를 20달러에서 24달러로 상향조정하고, `시장 상회` 의견을 재확인했다. 마크 수 애널리스트는 긍정적인 애널리스트 미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주 모토롤라는 2분기중 주당 26센트의 흑자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월가 예상치 25센트도 웃돌았다. 매출도 전년동기비 17% 늘어나 기대치를 능가했다.
배런스지도 "모토롤라가 앞으로 25%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사가 이익률을 제고하고, 키보드가 탑재된 초박형 핸드폰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기대가 된다는 것.
한편, 메릴린치는 구글(GOOG)의 올해 실적 예상치를 주당 5.83달러에서 5.9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내년 예상치는 7.11달러에서 7.33달러로 높였다. 그러나 지난주의 실적 실망감이 잔존, 주가는 2.17% 하락했다.
◆M&A
세계 최대의 복제약품 업체인 이스라엘의 테바는 74억달러에 아이백스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주당 인수가는 26달러로 지난주말 종가에 13.6%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장초반 급등했던 테바(TEVA)는 인수자금 부담 우려가 부각, 오름폭이 0.22%로 축소됐다. 아이백스(IVX)는 10.01% 상승했다.
월풀은 지난 22일 메이택 인수가격을 주당 17달러(총 13억5000만달러)에서 18달러(총 14억4000만달러)로 상향제안했다. 이에 메이택은 "월풀이 지난주말 인수가격을 상향함에 따라, 월풀의 제안이 리플우드 제안보다 보다 나은 딜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메이택과 리플우드는 주당 14달러(총 11억3000만달러)에 매매키로 합의했었다. 메이택(MYG)은 4.94%, 월풀(WHR)은 7.13% 상승했다.
◆기록적인 주택 판매 vs. 위안화 충격 우려
한편, 6월 기존주택 판매는 2.7% 증가, 사상 최대치인 733만호(계절조정 연율환산)로 집계됐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마켓워치 집계 중간값) 713만호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5월 판매분도 714만호로 1만호 상향수정됐다. 6월중 중간 판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상승한 21만9000달러로 조사됐다. 이같은 상승률은 지난 1980년 11월이후 최고치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주택건설업 지수(HGX)는 2.56% 급락했다. 사상 최고치 수준에 이른 주택건설주가에 부담을 느끼던 투자자들이 위안화 절상에 따른 미국 주택시장 충격 우려가 부상하자 매물을 던졌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23일자에서 "위안화 절상이 1987년 `블랙 먼데이`처럼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이어져 미국 경제에 파국적인 결말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나 일본의 미 국채 매입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금리가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