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나스닥 동반 ↓..반도체는 급등

by안근모 기자
2004.09.21 05:31:00

[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20일 다우와 나스닥 지수가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46달러를 넘나들며 한 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전통주 진영의 실적 경고 및 투자등급 하향조정 소식이 잇따랐다. 내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감도 나타났다. 다만, 나스닥지수는 반도체 강세에 힘입어 낙폭이 제한되는 등 상대적인 호조세를 보였다. 이날 다우지수는 0.77%, 79.57포인트 내린 1만204.89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0.11%, 2.02포인트 하락한 1908.07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56%, 6.35포인트 낮은 1122.20으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1억9774만주, 나스닥이 15억6097만주로 부진한 편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1078개로 내린종목 1705개에 못미쳤으며, 나스닥에서도 상승종목 수가 1239개로 하락종목수 1766개를 밑돌았다. 유가 상승이 소비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형성, 국채 수익률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국채가격 상승)했다. 금리인상을 하루 앞두고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10월 인도분은 지난 주말보다 76센트 오른 배럴당 46.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가 46달러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달 23일(46.05달러)이후 처음이며, 이날 종가는 지난달 20일(47.86달러)이후 최고치다. 이날 유코스는 오는 28일부터 연말까지 중국에 대한 석유 수출량을 약 100만 톤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유수출에 따르는 파이낸싱을 계속 수행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 허리케인 아이반은 멕시코만 일대 석유시설에 별 피해를 주지는 않았지만, 지난주 일평균 120만 배럴의 생산차질을 유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역 생산량의 73%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열대폭풍 진(Jeanne)과 리사(Lisa) 및 허리케인 칼(Karl)이 대서양에서 세력을 형성하고 있어 공급차질 우려를 계속 불러 일으켰다. 여기에 전통주들의 실적 경고까지 이어지자 블루칩들이 맥을 못췄다. 올해 두자릿수의 이익신장이 가능하다고 밝혀 왔던 유럽의 대형 식음료 및 소비재 업체인 유니레버(UN)는 `5%미만`으로 전망치를 대폭 낮춰 소비재 주가 전반을 위축시켰다. 유니레버는 4.6% 떨어졌다. 이 여파로 동종업체인 프록터 앤 갬블(PG) 역시 3.3% 하락했다. 치약 등 소비재 업체인 콜게이트-팜올리브(CL)도 3분기와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 점유율과 매출은 양호하지만 마케팅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고 있다는 이유다. 주가는 11%이상 급락했다. 메릴린치는 일본 금융당국에 의해 지점 네 곳의 영업을 1년간 정지당한 시티그룹(C)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주가는 3.3% 내렸다. UBS는 광고수입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뉴욕타임즈(NYT)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제약업체 파이저(PFE)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동종업종 평균비중`으로 하향조정했다. 매출이 급증하거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한 2005~2007년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한 참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가는 2.3 내렸다. 반면, 반도체주들은 차별적인 강세기조를 이어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9% 상승했다. 오전중에는 오름폭이 4%에 달하기도 했다. 이날 샌포드 번스타인증권은 반도체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펀더멘털이 예상보다 좋은데다 역발상 투자기법도 필요한 때라는 것. 앞서 지난주 RBC 캐피탈마켓도 반도체 업종에 대한 의견을 `방어적`에서 `중립`으로 의견을 올렸다. 내년 성장세가 올해 절반수준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는 반응이었다. 삼성전자(005930)의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은 이날 서울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반도체시장은 20% 가량 성장하며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겠지만, 내년에는 10% 성장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공급이 늘어나면서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과 메모리 성장이 올해보다는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경고를 하며 장초반 반도체 약세를 주도했던 브로드밴드 칩 메이커 PMC시에라(PMCS)도 4.1%의 급등세로 돌아섰다. 이 회사는 3분기 매출이 2분기에 비해 16%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매가 둔화되는 가운데 공급은 증가, 재고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익숙한 이유를 댔다. 기술주 진영에서 잇따라 나온 자사주 매입 소식도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구성종목인 노벨러스(NVLS)는 자사주 매입 규모를 11억달러로 늘리기로 결정, 4.5%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휼렛팩커드(HPQ)는 메릴린치로부터 자사주 13억달러를 사들였으며, 앞으로 30억달러를 더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가는 1.7% 올랐다. 한편, 나이키(NKE)는 제1회계분기중 주당 1.21달러의 순이익을 달성, 시장 기대치 1.11달러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36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34억6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주가는 1.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