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인 기자
2004.05.16 09:30:00
베이시스 개선이 관건
[edaily 김경인기자] 지난 주말 연일 급락하며 시장을 공포분위기로 몰아갔던 KOSPI200선물시장은 이번주(5월17~21일) 중 반등 시점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한 주간 11포인트 이상 급락해 신저점을 형성하는 등 깊은 과매도권에 진입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최소한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그나마 `지나치게 하락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호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경제 긴축, 유가 급등,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 대외적 리스크가 점증하고 있는데다, 선물을 꾸준히 매도하고 있는 외국인의 손이 심상치 않다.
◇악화된 투자심리와 외국인 매도..추세반전 難望
지난주 선물지수는 전주 대비 11.15포인트 하락한 99.70을 기록하며 신저점을 보였다. 대내외 악재로 위축된 시장에 1조68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는 끝을 모르고 하락했다.
옵션만기 부담과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 개인들의 손절매 성 투매로 베이시스가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 시장 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 상태에 안착하면서 차익매물 뿐 아니라 비차익매물이 대거 유입됐다. 이 중의 상당부분은 인덱스펀드의 현선물 전환물량으로 풀이되고 있다.
기록적인 수준의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된 상태에서 지수가 과매도권을 형성하면서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프로그램 매물부담이 급격히 감소해 매물공백과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 가능성이 높기 때문.
그러나 반등을 확신하기에는 이르다. 매물부담이 준 동시에 매수세력도 없다. 시장을 좌우하는 외국인이 선물을 지속적으로 순매도하고 현물에는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 매수유입에 따른 시장심리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공포에 질려 투매를 보였던 개인들의 투자심리 회복도 당분간은 어려워 보인다.
결국 기술적 반등 수준의 오름세는 가능할지 모르나 추세전환을 위해서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우세한 모습이다.
지승훈 대투증권 과장은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3월 동시만기 후 최대치인 1만9352계약 누적 순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어, 선물매도가 현물매도로 이어졌던 4월말 당시의 매매패턴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는 있겠으나, 추세를 바꿀만한 수준은 못될 것"이라며 "1차 지지선은 지난해 10월초 수준인 95선으로 판단되고 주변 여건 호전으로 시장 베이시스 개선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기술적 반등을 이용한 매도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과장은 "KOSPI200의 이격도가 경험적 반등 영역권인 87.59%까지 하락하는 등 세계 증시 동조화를 감안하더라도 지난해말 대비 KOSPI 하락률은 과도한 수준"이라며 "이번주 국내 증시는 낙폭 축소, 기술적 반등을 통한 진정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과거 매도차익잔고가 급증했던 사례들의 경우 지수 저점 확인에 1~3개월, 순차익잔고가 매수 우위로 전환될 때까지 10~20일 정도가 소요됐던 점, 환경상의 부담요인 등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선물지수의 상대적 약세현상은 좀 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프로그램 매물 더 나올까?..결국 `베이시스`
이번주 현물시장 참가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무엇보다도 프로그램 매물일 것이다. 지난주 대규모 물량 출회로 지수를 끌어내렸기에, 추가 물량이 나올 것이냐 혹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냐가 향후 지수의 향방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 주말 기준으로 매수차익거래잔고가 3315억원으로 저점 수준까지 떨어졌고, 매도차익잔고는 7426억원으로 최고점 수준에 달했다. 추가적인 매도보다는 매수세 유입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문제는 베이시스다. 지난 13일까지 지수 급락에도 장중 콘탱고를 유지했던 베이시스가 금요일 (-)1.20포인트를 하회하는 등 급격히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베이시스가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악화될 경우 선물 저평가에 따른 신규 매도차익거래가 나타날 수 있다.
지승훈 과장은 "시장베이시스폭 확대시 저평가된 선물을 매수하고 현물을 공매하는 신규 매도차익거래가 가능하다"며 "프로그램 매수잔고가 급감했다는 점 만으로는 프로그램 매도에 따른 수급부담이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황재훈 LG투자증권 과장도 "베이시스가 현재 상황을 유지하거나 더 악화될 경우 인덱스펀드에게 매우 매력적인 기회이기 때문에 프로그램 매도 출회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미 1조3000억원 이상의 인덱스펀드 선물교체가 진행된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매도규모는 지난 주말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규형 동양종금증권 차장은 "베이시스의 콘탱코 전환을 위해서는 강한 상승 모멘텀이나 상승 에너지가 동반되야 하나 현재 시장내 위축된 투자심리, 수급상 움직임 등을 살펴보면 지난주 유출됐던 프로그램 매물이 재유입되기 위해서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주 시장의 방향성은 시장 베이시스에 달려있다. 지난 주말 (-)0.21포인트까지 악화된 베이시스가 최소한 상보합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지에 주목해야 한다. 또 이를 위해서는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 혹은 매도약화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안정이 선결요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