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랠리`..다우·나스닥 동반 급등

by정명수 기자
2003.09.19 05:30:33

달러, 엔화에 약세..국채 수익률 보합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허리케인 `이사벨`에 버금가는 폭발적인 매수세가 다우와 나스닥 지수를 끌어올렸다. 다우는 단숨에 9650선을 상향 돌파하며 1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나스닥도 18개월만 1900선 고지를 다시 밟았다. 이사벨의 북상과 리차드 그라소 뉴욕증권거래소(NYSE) 회장의 사임, 불안정한 이라크 전황 등 시장 안팎으로 뒤숭숭한 뉴스가 잇따랐지만, 투자심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견고해졌다. 핵심 블루칩과 기술주들의 상승세가 이익실현 매물을 흡수하며, 랠리를 이끌었다. 노동지표에 대한 의구심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월가 특유의 낙관론이 매수심리를 자극했다. 18일 다우 지수는 전날보다 113.48포인트(1.18%) 오른 9659.13, 나스닥은 26.45포인트(1.40%) 오른 1909.55를 기록했다. S&P500은 13.61포인트(1.32%) 오른 1039.58로 마쳤다. NYSE의 거래량은 14억9300만주, 나스닥의 거래량은 20억1600만주였다. NYSE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1876개, 내린 종목은 935개였고, 나스닥에서는 1907종목이 오르고, 1176종목이 떨어졌다. 달러는 한 때 달러/엔 환율 115선이 무너지는 등 엔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국채 수익률은 보합세로 마쳤다. 국제 유가와 금선물 가격도 강보합으로 끝났다. 개장 초반 뉴욕 주식시장은 혼란스러운 경제지표와 시장 외적인 뉴스로 관망세를 나타냈다. 그라소 NYSE 회장은 거액 연봉 파문을 견디지 못하고 전날 사임했다. 로버트 루빈 전재무장관 등이 새로운 회장 물망에 올랐지만, 회장직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리케인이 미국 동부 연안에 상륙,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고, 이라크 파병 미군에 대한 후세인 지지자들의 거센 공격 소식 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경제지표도 혼란을 부채질했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예상과 달리 감소, 40만건 밑으로 떨어졌지만, 변동성이 적은 4주 평균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는 2000건 늘어나, 지난 7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8월 경기선행지수는 예상대로 0.4% 증가했다. 초반의 침체된 분위기는 오전장 후반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경계매물이 생각만큼 많이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매수세력들은 점차 매수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베어스턴스 등 금융주의 실적 호전과 일부 기술주의 투자등급 상향 등 호재도 낙관론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오후들어 다우와 나스닥은 상승 폭이 더욱 커졌고, GE, 프로터앤갬블 등 블루칩들이 잇따라 52주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목별로는 금융주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베어스턴스는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놔, 금융주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베어스턴스는 5.15% 상승했다. AG에드워드도 실적 호전을 재료로 7.07% 급등했다. 시티그룹은 메릴린치의 긍정적인 분석 보고서의 영향으로 3.81% 올랐다. JP모건은 3.12% 상승했다. 머니그룹은 프랑스의 보험사인 악사로 피인수된다는 소식에 12.85%나 급등했다. 기술주들은 등락이 엇갈렸다. 모토롤라는 US뱅콥의 투자 등급 상향에 힘입어 4.61% 상승했다. 반면 노텔네트워크는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의 목표주가 상향에도 불구하고 이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3.89% 하락했다. 반도체 장비업종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반도체 장비업종이 15% 정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보고서를 내면서, 매물이 쏟아졌다. 어플라이드머트리얼즈는 1.56% 하락했고, KLA테크는 1.11% 떨어졌다. 인텔 등 반도체 메이커들도 하락 압력을 받았으나 장막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인텔은 0.97% 올랐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사회 멤버 수를 늘리기로 한 마이크로소프트는 3.51% 상승했고, 1080명의 추가 감원을 발표한 선마이크로시스템즈도 3.73% 올랐다. 미국 자동차 노조 연맹과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GM은 0.65% 올랐다. 회사이름에서 AOL을 빼버리기로 한 AOL타임워너는 0.86%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