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혐오 심각한 수준…교회가 올바른 통합의 길 제시해야"
by김현식 기자
2025.06.23 05:00:00
NCCK 시국회의 상임대표 김상근 목사 인터뷰
"갈등·혐오 심화…분열된 사회 통합 시급"
"개신교계 권력·물질 쫓으며 제 역할 못해"
"순기능 회복 위한 성찰·대책 마련 필요"
"새 정부 맞이한 국민, 포용의 자세 갖춰야"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갈등과 혐오, 차별로 인한 사회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럴 때일수록 교회가 올바른 통합의 길을 제시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시국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근(86) 목사는 2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와 조기 대선을 거친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기독교계 민주화 운동 원로로 추앙받는 김 목사는 목회 활동뿐 아니라 사회 운동을 활발하게 이어왔다. 그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사, CBS(기독교방송) 부이사장, 제12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KBS(한국방송공사) 이사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2003년에는 대한민국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김 목사는 “새 시대를 열기 위한 통합이 필요한 상황에서 오히려 교회가 혐오와 갈라치기를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극우적 선동과 폭력적 파괴를 일삼는 반기독교적인 세력이 생겨난 데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성 교회와 지도자 협의회를 비롯한 연합체들이 개혁성을 잃고 물질 지향적으로 변질됐다. 교인들을 뒷전에 둔 채 권력자들에게 아부하기 바쁘다”면서 “교회가 예수의 정신을 되찾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하며 본래의 순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 목사는 지난해 10월부터 NCCK 시국회의 상임대표를 맡아 윤석열 전 대통령 퇴진 및 탄핵 인용 촉구 운동에 앞장섰다. 척추 질환으로 보행이 불편한 데도 휠체어를 타고 광장에 나와 목소리를 냈다.
김 목사는 탄핵 심판 선고가 내려지기 직전이었던 지난 4월 2일에는 “원치 않는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이의 제기는 법안에서 평화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서로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며 승복과 포용의 자세를 강조해 주목받았다.
이 메시지가 주는 울림은 새 정부가 출범한 현시점에도 유효하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한 쪽이 먼저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가 이겼다’는 태도는 절대로 취해선 안 된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쪽도 사실에 입각해서 성과를 인정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포용의 자세와 인내심을 갖고 서로 대화하고 기다려주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야 지향점이 같아지고 통합의 폭이 넓어진다”고 부연했다.
다만 김 목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자들에 대한 합당한 조사와 법적 조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 통합 메시지에 힘이 실리고 그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는 “야당의 비판까지 수용해야 힘 있는 정부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 목사는 “권력자들이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기도하며 감독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교인으로서의 책임감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면서 “새 정부가 잘못된 길을 가려 한다면 다시 앞장서서 쓴소리, 매운 소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김 목사는 원로 목사들과 함께 유튜브 채널 개설을 준비 중이라는 근황도 알렸다. 김 목사는 “한국 교회가 수명을 다하지 않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탤 방법을 고민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