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투체계로 美 이지스구축함 수준 'KDDX' 만든다[김관용의 軍界一學]

by김관용 기자
2024.11.03 08:00:00

한국형구축함(KDDX) 탑재 전투체계 국산화
방공작전·대수상함전·대잠전·대지강습작전 등
동시다발적 전술상황에 최적의 전투성능 제공
지상시험체계 구축, 신규 위협 및 미래기술 대응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함정에는 다양한 장비가 탑재됩니다. △레이더·광학장비·소나 등의 센서와 △유도탄·함포 등 무장 △통신장비·지휘통제 등 전투체계 △항해를 위한 항해장비 △추진체계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중 전투체계는 군함의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무기체계입니다. 함정에 탑재된 센서·무장·통신·항해체계 등의 단위 장비를 통합해 전투임무를 수행하는 최상위 무기체계입니다.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탐지·추적·식별·지휘결심·무장할당·교전 등 자동화된 전투기능을 수행합니다.

대한민국 해군은 2000년까지 해외에서 구매한 전투체계를 운용해 왔습니다. 2000년대 초 국내 최초로 아라미르 베이스라인(B/L) 1.0의 유도탄고속함(PKG) 전투체계의 독자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B/L 2.0의 울산급 호위함(FFX Batch-I/II) 전투체계를 개발했습니다. 이어 가상화 기술기반의 체계 구조와 중거리급 다기능레이더(MFR)를 장착한 B/L 3.0의 울산급 호위함(FFX Batch-III) 전투체계까지 발전시켜 왔습니다.

미 이지스 전투체계 탑재 구축함인 해군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이 ‘2024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대공무인표적기를 향해 함대공유도탄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해군)
이에 더해 우리 해군은 미 ‘이지스’ 체계에 버금가는 전투체계 국산화를 통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에 처음으로 탑재할 예정입니다. KDDX는 향후 한국 해군의 주력 함정으로, 예하 함정을 지휘하고 구역 대공방어를 제공함은 물론, 육상 지휘소와 실시간으로 연동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순수 국내기술 건조 한국형구축함입니다.

고속처리 능력을 보유한 고성능 컴퓨터(HPC)와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인 가상화 기술이 적용된 B/L 4.0의 KDDX 전투체계는 센서·무장·통신·항해 등 함정 내 40여 종 이상을 실시간으로 연동해 전장상황 가시화와 전술상황 평가, 전투지휘결심 지원, 최적무장 할당, 자동화된 교전 능력을 제공합니다.

특히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작전유형인 대공 및 대탄도탄 방공작전과 대수상함전, 대잠전, 대지강습작전 등에 대응하고 전술상황에 맞게 신축적으로 다기능 콘솔을 운용해 최적의 전투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KDDX 함정에 탑재되는 통합마스트에는 장거리 대공미사일과 탄도탄 탐지를 위한 S 밴드 레이더와 단거리 대공미사일 및 해면표적 탐지를 위한 X 밴드 레이더가 동시에 운용됨으로써 ‘물 샐틈 없는’ 대공방어망을 구축합니다.

이는 우리 군이 처음 해보는 레이더 구성과 마스트 탑재 방법입니다. 이에 따라 KDDX 전투체계 개발 중점분야는 4면 고정형 다기능위상레이더, 전투관리체계, 통합생존성을 위한 통합마스트, 병력절감 및 통합교전을 위한 체계통합 구현입니다.



올해 말 해군에 인도 예정인 차세대 호위함(울산급 Batch-Ⅲ) 선도함 ‘충남함‘의 시운전 모습이다. 이 함정부터 4면 고정형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가 탑재됐으며 이를 지원하는 3세대 전투체계가 적용됐다. 성능개량 버전이 KDDX에 탑재될 예정이다. (사진=HD현대중공업)
우선 4면 고정형 다기능위상레이더는 S-대역과 X-대역 배열안테나, 통합통제부, 신호처리부 등으로 구성됩니다. 4면 동시 운용이 가능하며, 해상전술 환경에서 탄도탄과 대공표적에 대한 탐색, 추적 등을 위해 레이더 빔 운용 알고리즘을 최적화했습니다.

또 전투관리체계는 전술상황에 맞는 탐색·추적·교전 등 중첩구역을 관리하고 복합전 전술상황 평가에 따라 주변 위협 표적에 대해 최상의 전투성능을 발휘하도록 레이더 자원을 운용 통제합니다.

통합마스트는 함정의 스텔스 성능 보장과 함정 생존성 강화를 위해 기존 함정에 분산배치 돼 있는 다수의 통신안테나와 적외선탐지추적장비 등을 일체형으로 통합한 것입니다. 레이더 반사면적 최소화를 위해 경사형 구조로 설계했습니다.

병력절감과 통합교전을 위한 체계통합은 가상화 기반의 표준아키텍처와 네트워크 기반의 표준화 프로토콜을 이용해 다수의 탑재장비를 통합체계로 구성하고, 주요 구성장비는 이중화 설계했습니다. 생존성과 가용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입니다. 특히 전투체계 다기능 콘솔에서 함정의 주요 무기체계를 운용하고 발사, 통제가 가능하도록 개발했습니다. 교전통제 자동화와 동시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고, 복합전 상황에서 전술상황에 따라 임무할당 콘솔을 신축적으로 조정해 임무를 수행하는 병력 절감형 무기체계입니다.

KDDX 전투체계는 연구개발 종료와 전력화 이후에도 새롭게 부각되는 위협 표적 대비를 위해 미래 신기술을 적용하고, 최신 알고리즘 검증 등을 위해 육상시험체계(LBTS) 구축합니다. 이른바 ‘진화적 개발용 체계’로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육상시험체계는 함정에 탑재된 전투체계 실제 장비와 동일한 형상의 디지털 트윈체계로 구성해 운용됩니다. 이 시설은 미 해군 이지스 전투체계 개발의 핵심인 CSEDS(Combat System Engineering Development Site)와 유사한 수준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함정의 성능개선과 성능개량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술발전에 대응해 첨단 성능과 전술을 적용합니다. 육상검증을 통한 진화적 개발은 개발 일정 단축 뿐만 아니라 함정의 수명주기 동안 신규 위협 세력에 대한 신속 대응과 함정의 전투성능 최신화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방위사업청은 “KDDX 전투체계는 우리 해군의 전투성능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도록 체계통합, 통합교전, 진화적 개발 개념을 적용해 개발하고 있다”면서 “확보된 기술은 후속함정과 성능개량 함정에 신속히 적용해 해군 전력 강화에 기여하고 해외 수출 함정에도 탑재돼 국가경제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KDDX 전투체계 진화적 개발을 위한 육상시험장 조감도 (출처=방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