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에코프로 개미 어디갔나…바닥론 솔솔
by이정현 기자
2024.07.08 05:10:00
지난해 개미 중심 이상 투자 열기 이후 약세 흐름 지속
개미 떠난 자리 채운 외인, 밸류 간극 좁아지자 바닥론
테슬라 반등에 금리 인하 기대감…“선제 대응必”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1년 가까이 하락세가 이어진 에코프로(086520) 등 2차전지 테마주를 두고 ‘바닥론’이 제기된다. 지난해 투자열기가 과열하며 시장 기대치가 업종 펀더멘털을 과도하게 초과했다는 분석에 커진 밸류에이션 부담이 해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전기차 신모델 발표 등이 예정된 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 에코프로는 한 주간 9.10% 오르며 9만 8300원에 마감했다. 주중 한때 10만원대를 회복하며 알테오젠(196170)을 제치고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2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액면분할 이후 한 달 만에 8만 8400원까지 떨어졌으나 조금씩 반등하며 바닥을 잡아가는 모양새다.
2차전지 열풍 당시 개인투자자의 ‘성역’으로 여겨진 에코프로였으나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해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에코프로(086520)와 에코프로비엠(247540)이었으나 올해는 반대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에코프로를 1조9144억원어치 순매수했으나 올 들어서는 3293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알테오젠에 이어 가장 많은 규모다.
개미가 빠진 에코프로의 빈자리는 외국인 투자자가 채웠다. 지난해 7월3일 기준 에코프로의 외국인 지분율은 4.91%에 불과했으나 1년여 만에 18.33%까지 늘었다.
시장에서는 최근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시장 전망을 웃돈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판매량 역성장에도 낮아진 기대감이 반영된 시장 컨센서스를 웃돈 만큼 업황 반등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차전지 테마주는 테슬라 실적을 재료 삼아 일제히 반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를 비롯한 2차전지 테마주의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엇갈린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주가 반등이 업황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2차전지 섹터의 추세적 상승 동력은 여전히 약한 상황”이라 지적했다.
다만 1년여간 이어진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당히 덜어냈다는 평가다. 2분기 실적 전망은 여전히 흐린데다 내년 실적 전망치도 만만치 않으나 업황 회복 기대심리를 바탕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하반기 금리 인하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종목인데다 수요를 자극할 만한 경쟁력 있는 전기차 신차 출시도 예고된 상황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치와 펀더멘털 간 괴리가 있던 2차전지 업종이었으나 지난 1년여의 부진한 흐름으로 간극이 좁아졌다”며 “내년 실적 전망치에 대한 하향 조정 확률이 높긴 하나 주가는 펀더멘털을 선행해서 움직이는 만큼 하반기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전망되며 업황 반등의 힌트가 확인되고 있는 지금부터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