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가방논란' 입 연 尹 "정치공작…매정하게 못 끊은 게 문제"(종합)
by권오석 기자
2024.02.08 00:38:26
7일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출연
한동훈 위원장 관련 "선거지휘·공천 관여 않겠다고 했어"
"의대 증원, 더이상 미룰 수 없어…다 같이 상생하는 길"
"어린이를 아낀 따뜻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어"
[이데일리 권오석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일어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면서도,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라며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외에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대통령실 참모들의 총선 출마, 의대 정원 확대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생각을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박장범 KBS 앵커와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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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7일 오후 방영된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 출연해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선을 그을 때는 선을 그어가면서 처신 해야겠다”고 이 같이 말했다.
앞서 2022년 9월 당시 김 여사가 서초동 아파트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300만원 상당의 명품 파우치를 받는 영상이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재미교포 목사가 치밀하게 기획해 김 여사 선친과의 인연을 앞세워 의도적으로 접근, 김 여사를 불법 촬영했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다.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 일”이라고 전제한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에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면서 “나라면 좀 더 단호하게 대했을 텐데, 아내 입장에선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 이렇게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면서도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들을 보좌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당시 대선 공약을 통해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명분으로 제2부속실을 없애겠다고 했었고 이는 그대로 실행됐다. 다만, 김 여사를 둘러싼 크고 작은 사건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정치권에서는 제2부속실 부활을 주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온 것인데, 그걸 적절히 막지 못한다면 제2부속실이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도 “제2부속실을 비롯한 제도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녹화를 마친 뒤 국무회의실 대통령 좌석에 앉은 박장범 KBS 앵커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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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가까운 사이였지만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비대위원장 취임할 무렵 통화를 좀 했다”며 “선거 지휘라든지 공천이라든지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본인(한 위원장)도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정무수석이라든지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다”며 “직접 전화를 하기엔 한 위원장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한 위원장을 평가해달라는 사회자 질문엔 “대통령이나 당 대표 위치에 있는 사람은 결국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면서 “사사로운 건 중요하지 않고, 그런 걸 앞세워 어떤 판단을 하면 안 된다”며 말을 아꼈다.
4월 총선에 나서는 대통령실 출신 참모들을 향해선 “총선에 출마하러 나가겠다는 걸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특혜라는 건 아예 기대도 하지 말고, 공정하게 룰에 따라서 뛰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출신이라는 ‘후광’을 앞세워 유리한 지역만 골라 공천을 신청한 게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후광이 작용하겠나. 언론이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 반문하며 “후광이라고 하는 것이 있기는 어렵다”고 단언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박장범 KBS 앵커와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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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을 확대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이젠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확언했다. 최근 정부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전국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현재보다 2000명 많은 5058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고령화 등으로 의사 수요는 높아가고 의사 증원이 필요한데, 결국 국가정책이란건 국민을 최우선에 둬야 하는 것”이라며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 인력 수준이 세계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의료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든지,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키우기 위해서라도 의대 정원 확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볼 땐 환자와 환자 가족 그리고 의료진 입장에서도 다 같이 상생할 수 있는 그런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진료 의사 등 문제가 되고 있는 의료 체계를 개혁할 방침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의료진의 역량은 거의 세계 최고라 할 수 있고, 건강보험 시스템의 효율성도 세계 최상위 수준이라 할 수 있는데 소위 ‘소아과 오픈런’이라든지, 시쳇말로 ‘응급실 뺑뺑이’란 말이 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OECD 기준으로 했을 때 의사 숫자가 최하위”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대신한 특별대담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100분 분량으로 방영됐다. 사전 녹화는 지난 4일 대통령실에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물은 사회자의 마지막 질문에 “어린이를 많이 아낀 따뜻한 대통령,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미래를 준비한 대통령이란 인상을 (국민이) 가졌으면 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