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폭등에 미 증시 약세 압력…테슬라 6%↓
by김정남 기자
2023.03.03 01:14:17
긴축 공포에 2년물 금리 2007년 이후 최고
세일즈포스 주가 폭등에 다우 지수만 상승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또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 곳곳에서 들리는 긴축 공포 소식에 국채금리가 치솟으면서 투자 심리가 약해지고 있는 탓이다.
2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1% 상승하고 있다. 다만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08% 내리고 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38% 하락하고 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 압력을 받았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 긴축에 힘을 실을 만한 재료들이 쏟아진데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국채금리 폭등이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 심리를 눌렀다.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2.3bp(1bp=0.01%포인트) 상승한 4.912%에 거래되고 있다(국채가격 하락). 장중 4.944%까지 올랐다. 지난 2007년 7월 이후 거의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7.0bp 뛴 4.066%를 기록하고 있다. 장중 4.083%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월가는 10년물 금리의 1차 저항선을 4%로 여겼는데, 이를 단박에 뚫고 올라간 것이다.
이날 나온 미국 노동지표는 이에 더 힘을 실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2000건 감소한 19만건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9만5000명)를 하회했다. 아울러 7주 연속 20만건을 밑돌았다.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000건 감소한 166만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노동부는 지난해 4분기 단위노동비용 상승률을 이전 추정치(1.1%)의 3배에 가까운 3.2%로 상향 조정했다. 노동시장 과열에 임금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임금 고공행진은 인플레이션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인플레이션 역시 증시를 압박했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8.5% 상승했다. 월가 예상치를 상회한 수치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경제는 여전히 과열돼 보인다”며 “연준의 매파 발언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스미스 캐피털 인베스터스의 깁슨 스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이 원하는 만큼 빠르게 내려오지 않는 환경은 증시에 분명하다”며 “더 높은 금리가 증시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S&P 지수는 장기 200일 이동평균선인 3940선에서 지지를 받는 기류다. S&P 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낙폭이 크지는 않는 상황이다. 게다가 장중 국채금리 상승 폭이 조금씩 작아지면서 지수 낙폭도 줄고 있다. 다만 CNBC는 “3940선이 무너지면 더 많은 매도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전날 투자자의 날 행사를 연 테슬라는 차세대 모델의 조립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 긍정적이 반응을 얻었음에도 주가는 6% 이상 빠지고 있다.
다우 지수는 세계 최대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기업인 세일즈포스의 주가 폭등 덕에 S&P 지수와 나스닥 지수와 달리 상승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전날 깜짝 실적 발표로 12% 이상 폭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