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人]유우영 엔에프씨 대표 "남들이 가지 않는 길 가겠다"

by권효중 기자
2021.07.12 02:00:00

화장품 소재·제형 등 기술 국산화로 차별화 목표
바이오 실리카, 식물성 세라마이드 등 '친환경 소재'로 차별화도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 고민하며 꾸준한 성장 추구"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소재’를 생각했습니다. 끊임없는 연구와 이를 통한 차별화로 ‘남들과 다른’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습니다.”

유우영 엔에프씨 대표이사 (사진=엔에프씨)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화장품 소재 전문 기업인 엔에프씨(265740)를 이끌고 있는 유우영 대표이사는 지난 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의 강점으로 ‘차별화’를 꼽았다. 유 대표이사는 화장품 업계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남들이 선택하지 않았던 ‘소재’를 선택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나가는 기업을 목표로 삼고 있다.

◇ 수많은 경쟁자가 존재하는 화장품 업계에서 28여년 간 경험을 쌓아온 유 대표이사는 ‘소재’에 주목해 2012년 엔에프씨를 설립했다. 그는 연구원 생활을 하던 당시 물을 제외하면 거의 수입에 의존하던 화장품 소재들을 보고 ‘국산화’를 꿈꾸기 시작했다. 유 대표이사는 “일본이나 독일 등은 소재 등 정밀화학 분야의 수준이 뛰어났는데, 한국은 국가 주도로 진행된 중화학 분야에 비해 소재 등의 기술력이 약했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소재의 국산화로 차별화할 수 있는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엔에프씨는 화장품 제조에 필수적인 ‘베이스 소재’ 관련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보습에 필요한 수용성 세라마이드, 자외선 차단제에 들어가는 이산화티탄 등 회사는 기초 화장품에 꼭 들어가는 소재 영역에서 연구개발을 지속해왔다. 유 대표이사는 “유행에 민감한 첨가제와는 달리 베이스 소재는 꾸준하게 실적을 낼 수 있다”라며 “매일 사용하는 기초 제품에 들어가는 만큼 지속적인 품질로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재에 특화된 회사의 역량은 수많은 경쟁자가 존재하는 위탁생산(ODM·OEM) 시장에서도 엔에프씨의 지위를 끌어올렸다. 유 대표이사는 “우리 회사에서 만든 소재를 사용해본 대형 고객사들이 먼저 위탁생산을 제안해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라며 “소재뿐만이 아니라 밤(balm) 형태 등 제형 기술 등을 차별화, 생산량을 늘리며 ‘다른 업체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해낸다면 충분히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엔에프씨는 더욱 새로운 소재 개발에도 집중, ‘친환경’ 추세에 걸맞는 식물성 소재로도 혁신에 나서고 있다. 유 대표이사는 “앞으로 화장품 시장의 미래는 석유계 원료나 광물성 원료가 아닌 ‘식물성’ 소재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엔에프씨는 왕겨에서 추출한 ‘바이오 실리카’, 식물 유래 성분으로 주요 성분을 대체한 ‘세라마이드 리뉴얼’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기존 광물 유래 실리카를 식물 성분으로 대체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패러다임 변화”라며 “연구를 지속해 다양한 제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저변을 넓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경북 안동에 ‘대마 천연물 연구소’를 열고 새로운 성분 연구를 진행 중이다. 환각 성분(THC)이 아닌 진정 등의 약효가 있는 칸나비디올(CBD)을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유 대표이사는 “CBD는 이미 미국에서 약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성분인 만큼 국내에서도 선제적인 연구를 통해 화장품용, 약제용 등 다양한 사용법을 연구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에프씨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4% 늘어난 1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6억원으로 26.9% 줄었지만 선제적인 판관비 반영 탓이다. 기초 화장품에 대한 수요는 색조 등과 달리 ‘생필품’처럼 꾸준한 데다가 선제적으로 증설 등을 마친 만큼 올해 실적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유 대표이사는 “공장 증설을 선제적으로 마쳐 올해 들어 가동률이 점차 올라오고 있다”라며 “장시간의 마스크 착용 등으로 인해 건강한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천연 소재, 기초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긍정적이어서 올해도 성장세를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상장한 지도 반 년이 지난 시점, 지난해 초 한 차례 상장을 철회했다가 연말 상장을 재도전했던 유 대표이사는 그 때의 성장통 속에서 ‘주주들과 함께 성장해나가야 한다’는 원칙을 다잡았다. 이에 지난 2월에는 상장 후 첫 배당으로 주당 100원의 배당을 시행하기도 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좋은 기업들의 옥석이 가려지고, 결국 그 과정에서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고 궁극적으로 주주들과 함께 이익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상장사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활발하게 시장·주주와 소통하고,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