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0.09.05 00:04:0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편의점이 달라지고 있다. 라면·음료수를 사던 공간에서 건강식까지 아우르는 종합 식품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편도족’(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신조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웬만한 메뉴는 전부 다루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최근 편의점 요리를 활용해 경연하는 TV프로그램도 이슈가 됐다. 연예인들이 메뉴 개발 관련 경합을 벌이고, 최종 우승자의 메뉴를 편의점 메뉴로 출시하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편의점과 레스토랑을 합쳐놓은 상황에 이른 셈이다. 편의점은 다이어터에게도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공간이다. 닭가슴살·단백질쉐이크·샐러드 등 다이어터들이 선호할 만한 메뉴들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대전 글로벌365mc병원 전은복 영양사로부터 편의점에서 한 끼 식사를 고르는 법에 대해 들어봤다. 또, 인기 있던 기존 편의점 레시피를 다이어트에 유리한 것과 불리한 것을 나눠봤다.
◇편의점 음식, ‘400㎉ 이내, 탄·단·지 균형 잡힌 것으로 골라야’
편의점에서 식사 메뉴를 고를 때에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전은복 영양사는 ‘400㎉ 안팎의 열량,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균형을 이루는 제품’을 택할 것을 제안했다. 또 비타민을 비롯한 각종 영양성분 역시 기준치 이상 충족하는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전 영양사는 “가벼운 도시락 형태로 구성된 제품이나 샐러드, 저 나트륨식 위주로 구성하는 게 핵심”이라며 “고단백 위주의 메인 음식, 건강한 탄수화물을 보충해줄 수 있는 소포장된 채소·과일, 공복감을 달래 줄 견과류 등 양질의 간식으로 꾸려보라”고 조언했다. 이어 “야채와 밥, 육류 등을 적절히 섭취할 수 있는 비빔밥 도시락·불고기도시락 등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단 튀겨낸 음식을 메인 반찬으로 한 도시락, ‘맵단짠’ 등 자극적인 맛을 내세운 제품, 밀가루 음식 등은 다이어트 중이라면 피해야 한다.
◇편의점 레시피, 다이어트에 유리한 메뉴 vs 불리한 메뉴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편의점 레시피는 ‘맛’에 중점을 둔 만큼 다이어터라면 영양성분 등을 확인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우선, 안심메뉴로 선정된 것은 ▲수란덮밥 ▲전복감태김밥 ▲오리덮밥 ▲꼬꼬덮밥 등이다.
전 영양사는 “수란덮밥, 꼬꼬덮밥, 오리덮밥 등은 소스의 양만 잘 조절하면 한끼 식사 대용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들 덮밥은 모두 양질의 단백질, 탄수화물, 야채를 한번에 섭취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단, 어느 정도 체중조절이 필요하다면 밥을 모두 먹지 말고 반공기 정도만 먹는 수준으로 양을 조절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칼로리와 탄수화물 섭취량을 제한할 수 있다. 전 영양사는 “꼬꼬덮밥은 간장맛과 마라 맛으로 나와 있는데, 체중조절 중이라면 덜 자극적인 간장덮밥을 택하라”고 조언했다.
전복감태김밥은 가격은 다른 김밥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김밥 안에 여러 해산물이 풍부해 권할 만하다. 이 역시 밥의 양을 줄이기 위해 다 먹기보다 3분의 2정도만 섭취하는 게 좋다.
전은복 영양사는 “이들 덮밥류를 좀더 건강하게 섭취하려면 집에 와서 버섯과 야채 등을 더해 같이 조리할 것을 권한다”며 “이를 통해 나트륨 배출을 돕고, 포만감은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당장 편의점에서 한끼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밥·소스 줄이기’를 기억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편의점 레시피 중 다이어터에게 ‘세모’ 성적표를 받은 것은 ▲떡-떡갈비 버거 ▲떡갈비 브리또 등이다. 이들 메뉴는 한끼 식사로 손색없지만 다소 배가 덜 찬 느낌을 줄 수 있어 세모 성적을 받았다.
떡-떡갈비 버거는 떡갈비, 소량의 양파와 소스를 곁들여 마치 햄버거를 한식처럼 만든 버전이다. 떡도 탄수화물이니 마음 놓고 먹기에는 부담스럽다. 떡갈비 브리또 역시 ‘브리또’를 한식화한 느낌인데, 닭가슴살대신 떡갈비로 대체된 것이다. 반개 정도 먹으면 간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 영양사는 “이들 메뉴를 택했다면 편의점에서 작은 샐러드나 과일·채소를 곁들이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다이어터라면 피해야 하는 편의점 레시피 메뉴는 ▲고추참치비빔면 ▲파래탕면 ▲매운크림쫄면 등이다.
모두 자극적인 소스, 밀가루면 등을 사용했는데 이들은 다이어터와 ‘극악’의 상성을 이루는 메뉴다. 파래탕면의 경우 다른 라면국물에 비해 덜 자극적이지만, 그럼에도 라면 특성상 유탕 처리한 밀가루면을 사용하는 만큼 추천하기 어렵다. 또, 매운크림쫄면은 매운파스타크림소스와 쫄면을 활용한 쫄면 파스타인데 열량, 지방함량은 높은 데 비해 단백질·채소는 부족해 다이어터는 피하는 게 좋다.
전 영양사는 “다이어트 식단은 웬만하면 집에서 차려 먹는 게 가장 좋지만 바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할 때, 시간이 없어서 굶어야 할 때, 퇴근길에 지친 몸을 이끌고 간단한 식사를 해결해야 할 때 편의점 음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