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장기 미제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 추적

by정시내 기자
2019.05.25 00:00:00

그것이 알고 싶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가 장기 미제사건인 대구 총포사 살인사건에 대해 파헤친다.

2001년 12월 8일 새벽, 대구 남구에 위치한 총포사 주인이 살해당한 채 발견됐다. 사인은 치명상으로 인한 과다출혈. 범인은 쓰러져 항거불능 상태에 놓인 총포사 주인을 재차 칼로 찔렀다. 이날 총포사에서 사라진 것은 엽총 두 정뿐. 단순히 엽총만을 노렸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잔인했고, 살인의 목적이 분명해 보였다.

그로부터 3일 뒤, 대구 성서공단의 한 은행에 총성이 울렸다. 엽총을 쏘며 들어온 복면강도는 겁에 질린 은행원들을 향해 빈 가방을 던졌다. 은행 내의 30여 명의 사람들을 위협하며 추가로 실탄을 쏜 뒤 그는 은행원이 건넨 1억 2600만 원을 챙겨 문을 나섰다. 그 후 대기해뒀던 흰색 매그너스를 타고 사라지기까지 범행에 걸린 시간은 겨우 3분 남짓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범인의 도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치열한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었다. 그때 은행에서 불과 4KM 가량 떨어진 아파트에서 차량화재신고가 들어왔다. 도착한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불에 탄 흰색 매그너스 차량. 까맣게 타버린 차안에는 불에 탄 탄피, 그리고 엽총 두 정이 들어있었다. 이후 매그너스 차량 역시 11월 30일 도난신고가 들어온 것임이 밝혀졌다. 엽총 2정 또한 3일 전 발생했던, 총포사 주인 살해 현장에서 사라진 것이었다.

지난 2019년 4월 9일 대구 지방경찰청은 18년간 미제로 남았던 이 사건의 공개수사 결정을 내렸다. 당시 수많은 전문가들의 노력에도 찾지 못했던 범인의 실마리,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지리적 프로파일링, 법보행 등 당시에는 없었던 과학수사 기법을 총동원해 범인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18년 전과는 다른 범인의 특징을 찾아보고자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았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몇 가지의 공통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선 2001년 12월 11일 사건 당시 은행 CCTV 영상 속 범인이 전문 수렵인들의 눈에도 능숙해 보일 만큼 엽총을 잘 다루고 있다는 것. 특수훈련을 받은 군인에게도 엽총을 다루는 것은 어려운 일인만큼 전문가들은 영상 속 남자가 여러 차례의 사냥 경험이 있는 수렵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범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단서는 더 있었다. 치명상만을 골라 입힐 수 있을 만큼 칼을 다루는 일이 능숙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14일에 걸친 범행을 계획하고 이 모든 과정에서 단서하나 남기지 않을 만큼 침착하고 대담한 성향.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범인에 대한 추정을 토대로 다시 한 번 그의 윤곽을 짚어보기로 했다.

또한 18년 만에 만난 목격자. 제작진은 그를 만나 당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또한 그의 이야기를 토대로 현재 50~60대로 추정되는 범인의 얼굴을 새로운 몽타주 기법을 통해 재구성할 수 있었다.

한편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 1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