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9.04.15 00:05:27
가족성 저신장, 체질성 성장지연, 작은 키의 주원인
한약 치료, 임상연구 분석 연구 결과 키 성장률 증가 효과 있어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우리 아이가 반에서 친구들보다 키가 작으면 부모는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키 차이만으로는 아이의 성장이 정상적인 패턴을 보이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한 시점이 아닌, 이전부터의 성장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고, 연간 얼마나 성장했는지 정보가 있다면 아이가 정상적인 성장 패턴을 보이는지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만약, 정상적인 성장패턴을 보이지 않으면 식욕이나 소화 기능에 문제가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작은 키의 81%는 체질성 성장지연, 가족성 저신장
부모의 키를 통해 자녀의 예상 키를 산출할 수 있는데, 남자는 부모 평균 키에서 6.5㎝를 더하고 여자는 6.5㎝를 빼면 자녀의 예상 키를 알 수 있다. 작은 키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가족성 저신장과 체질성 성장지연이다. 가족성 저신장은 부모 중 1명 혹은 둘 다 키가 상당히 작은 경우 나타난다. 건강에 특별한 문제는 없지만, 키가 3퍼센타일(또래 100명 중 세 번째로 작은 아이까지) 미만이고 정상 속도로 자라게 된다. 또한 정상 나이에 사춘기가 오고, 성인 키가 부모 키로부터 계산된 예측 키보다 작을 수 있다.
체질성 성장지연은 사춘기 시작과 성장 급증이 지연되면서 또래 보다 작은 3퍼센타일 미만의 키로 성장하고, 최종 성인 키가 정상 범위 중 작은 편에 속하게 된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백분위 3퍼센타일 이하의 작은 키와 연간 5cm 이하로 성장하는 아이들의 81%가 체질성 성장지연이거나 가족성 저신장 둘 다 해당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성장호르몬의 결핍, 갑상선 기능 저하증, 불충분한 칼로리 섭취, 염증성 장 질환과 같은 만성 질환에서 성장 부진이 나타날 수 있다.
◇성장 장애 한약 치료, 키 성장률 증가에 효과
성장 장애의 한의학 치료는 소아의 전신적 상태를 조절하여 신체의 균형된 성장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아 성장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인 식욕부진과 그 외 여러 기관의 이상을 치료함과 동시에 식습관과 수면습관 등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다. 성장 부진에 대한 한의 치료 방법에는 한약, 침, 추나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그중 한약 치료가 가장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방법이다. 성장 치료에 한약을 사용한 임상연구 17편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성장 부진에 대한 한의 치료에 임상적 효과가 있음을 보고하였으며, 평가지표 중 키 백분위나 키 성장률의 증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욕부진, 소화불량, 대변 이상 등 소화 기능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
성장 부진에 주로 사용되는 한약재로는 복령, 진피, 감초, 백출, 산약, 당귀, 사인, 숙지황, 황기, 산수유, 목향, 녹용, 백작약, 대조, 두충, 천궁 등이 있다.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통, 설사 등 소화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 혹은 체중이 미달인 경우 소화 기능을 개선하는 한약재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보중익기탕, 향사양위탕, 평위산, 이공산 등을 많이 사용한다. 부모가 모두 키가 작은 가족성 저신장의 경우에는 소화 기능에 문제가 없거나, 체중이 정상인 경우가 많아 ‘보신(補腎)’ 계열 혹은 골격계에 작용하는 한약재를 사용하게 된다. 주로 육미지황탕, 좌귀음, 사육탕 등의 한약을 사용한다.
이지홍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아과 임상조교수는 “필요에 따라 침이나 뜸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데, 뜸 치료의 경우 경혈에 온열 자극을 주어 혈액순환을 돕게 된다. 식욕부진이나 소화불량이 있는 경우 소화기를 강화하는 목적으로 시행하고, 관절 부근 경혈을 자극하거나, 뼈와 근육에 관계된 경혈이 사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장에 도움 되는 생활 습관으로 평소 체질 개선해야
한방 치료와 더불어 일상에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원활한 성장을 위해서는 먼저 영양가 높은 음식들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교육부의 2018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학생이 초등학생 65.98%, 중학생 77.66%, 고등학생 80.54%로 나타났다.
패스트푸드로는 균형잡힌 식사가 어렵기 때문에 특별히 음식에 대한 이상반응이 없다면 골고루 섭취하고 단백질과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 고기, 치즈, 우유, 유제품, 생선, 채소와 같은 종류를 부족하지 않도록 섭취한다. 숙면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숙면을 위해서는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 텔레비전 시청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한 번에 장시간 하는 것보다 꾸준히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운동 종류는 몸의 일부분만 사용하는 것보다 전신 운동이 좋다. 아이가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운동으로 선택하는 것이 오래갈 수 있고,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면 지속해서 운동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달리기, 줄넘기, 수영, 농구, 축구, 춤 등 운동 중에서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것을 선택한다. 운동 시간을 따로 내기 힘들다면, 일상 중 운동량을 늘리는 것도 좋다. 텔레비전을 볼 때 스트레칭을 하거나, 등하교 시간에 빠르게 걷거나 뛰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