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키우는 KB금융…아파트 재건축도 넘봐
by박일경 기자
2018.06.22 04:00:00
[‘여의도 한양’ 신탁 재건축 계약]
계열사 ‘KB부동산신탁’ 앞세워
공작·대교 이어 여의도만 세번째
성수·용산 등으로 거점 확대키로
“국민 자산 70%가 부동산에 집중”
윤종규 회장 ‘미래 먹거리’ 기대감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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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KB금융지주가 미래먹거리 강화 차원에서 ‘자산관리(WM) 서비스’와 ‘부동산 금융’ 등을 올 하반기에 중점 추진한다. 채용비리와 관련된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KB금융은 이를 위해 KB국민은행을 중심으로 KB증권과의 협업으로 WM복합점포를 늘리는 동시에 부동산 금융을 특화하기 위해 KB부동산신탁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접목시킨다는 전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지난 20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추진운영위원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 4월 28일 개최된 한양아파트 토지 등 소유자 전체회의에서 85%의 찬성표를 얻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16년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신탁사의 정비사업 진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KB금융은 계열사인 KB부동산신탁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양아파트는 여의도에서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공작·대교·수정·시범·광장아파트와 함께 재건축에 들어가게 됐다.
현재 KB부동산신탁은 KB지주 본사와 국민은행 본점이 위치한 여의도 재건축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여의도에는 1970년대 준공돼 노후도가 심해 재건축이 필요한 단지가 한양아파트를 포함해 15개 단지가 있다. 하지만 10년 이상 재건축을 추진해왔음에도 일부 단지가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단계까지만 성공했을 뿐 조합설립까지 진행된 단지는 전무한 실정이다.
현대증권과 LIG손해보험을 잇달아 인수하고 KB캐피탈(옛 우리파이낸셜)마저 완전 자회사화하면서 ‘비(非)은행 부문 강화’란 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KB금융그룹이 신수종으로 도시정비사업, 즉 ‘재건축·재개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이유다. 여기엔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산 가운데 70%가량이 부동산에 집중된 점을 감안할 때 부동산을 빼고는 완벽한 의미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논하기 힘들다는 윤종규 회장의 판단이 작용했다. 윤 회장은 그룹의 파이를 키울 KB부동산신탁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정순일 KB부동산신탁 사장은 “KB금융그룹의 일원으로서 업계 최고수준의 신용등급 A2+를 바탕으로 20여 년간 안정적으로 사업을 관리한 경험이 있어 소유자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588세대인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기부채납 등을 통해 용적률 300% 적용 시 35층 규모의 공동주택 938세대로 신축될 예정이다. 앞으로 KB부동산신탁은 그룹의 태동인 여의도를 시작으로 강남권, 강북지역의 성수 및 용산 등 거점 권역으로 수주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은 지난 11일 국민은행 불당동지점과 KB증권 천안지점을 동시 이전해 53호 복합점포를 신규 오픈하면서 은행 프라이빗뱅킹(PB)과 증권을 결합한 은행·증권 원스톱(One-Stop)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점포를 53개 운영하고 있다.
은행 기업금융과 증권 투자은행(IB) 기능을 혼합한 기업투자금융(CIB)복합점포 9곳을 포함하면 총 62개에 달한다. KB금융은 하반기 12곳을 신설해 연말까지 총 74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3월 강남 핵심지역인 대치동에 1호 자문센터를 개설한 데 이어 지난달 24일 여의도 한국교직원공제회 신사옥 ‘더 케이타워’에 ‘KB자산관리 자문센터’ 여의도점을 개소했다. 다음 달에는 명동 자문센터를 추가할 예정이다. 다음 달까지 자문센터 3곳의 오픈을 완료한 후 고객 접근성이 더욱 편리해지도록 각 센터별 전담지역제로 운영한다. 서울지역 자문센터 거점화 정착 이후엔 부산 등 지방지역으로 확장한다.
박정림 KB금융 WM부문 총괄 부사장은 “복합점포를 권역별 대도시까지 지속적으로 개설해 커버리지를 전국으로 넓히고 은행·증권의 협업 정착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여 향후 다양한 공동영업 모델을 구축해 고객기반을 확대하고 고객을 위한 최적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