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미래부 차관 "과학정상회의로 한국 과학의 새 역사 만들겠다"

by오희나 기자
2015.09.14 03:00:53

내달 19일부터 23일까지, 세계과학정상회의 대전서 열려
韓주최국이자 의장국, 한국 과학기술 역량 강화
"앞으로 10년 과학기술 정책 방향 결정 볼수 있을 것"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세계과학정상회의에서 ‘대전선언문’을 남기는 것은 한국 과학기술 역사상 큰 획을 긋는 일입니다. 오셔서 과학 기술을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오는 10월 대전에서 열리는 세계과학정상회의가 35일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과학정상회의는 향후 10년간의 세계 과학기술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로 세계적인 석학인 제레미 리프킨,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의 라이문트 노이게바우어 총재 등 과학 저명인사들이 한국을 찾는다.

13일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2015년 세계과학정상회의’에서 과학기술 혁신이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달 19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되는 세계과학정상회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 장관회의’와 ‘세계과학기술포럼’, ‘대한민국 과학발전 대토론회’로 구성된다. 각국 장·차관과 세계적인 석학들이 함께 모여 향후 10년간의 세계 과학기술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기도 하다.

이 차관은 “대한민국이 회의의 주최국이자 의장국으로서 가교역할을 하면서 한국 과학기술의 역량이 국제적으로 조명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 과학기술 성장의 모멘텀이 될 자리에 오셔서 과학기술을 즐겨달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세계과학정상회의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대규모 행사인데 의미와 기대 효과는.

OECD와 ASEAN 장·차관과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여 향후 10년간의 세계 과학기술정책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회의로 대한민국이 회의의 주최국이자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특히 파리가 아닌 외부에서 처음 개최되는 OECD 과학기술 장관회의에서는 각국 장관이 만장일치로 대전선언문을 도출해 한국의 외교력과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OECD 과기장관회의에 ASEAN 장관들을 최초로 초청하고 ASEAN+3장관급 포럼도 개최함으로써,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로서 한국의 중요성이 조명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제사회의 과학기술혁신 논의와 연계해 창조경제를 모범사례로 소개함으로써 글로벌 과학기술혁신정책을 선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각국의 장·차관들이 모여 앞으로 10년간의 세계 과학기술정책 방향을 정하는 자리인 만큼 과학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이번 장관회의의 현안은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과학기술을 통해 극복하는 것과 기후변화, 국제보건, 물, 기아, 최근의 메르스 등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 과학기술적 해법을 찾는 것, 그리고 소위 남북격차로 불리는 전 세계 선진국들과 개도국들 간의 정치적·경제적 격차를 해결하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이슈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 투자가 대부분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어 체계적인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경제성장을 위한 수단으로써가 아닌 삶의 질 향상, 일자리 창출, 빈부격차 해소, 포용적 성장을 위한 과학기술을 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대전선언문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

대전선언문은 세계 경제위기의 극복,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의 해법 도출, 글로벌 남북격차의 완화 등 3가지 현안을 과학기술분야 국제협력을 통해 해결하고자 조율되고 있다. 대전선언문의 큰 방향은 강한(Strong), 지속가능한(Sustainable), 포용적인(Inclusive) 성장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유도와 투자효율 제고 등 지속적인 성장의 실현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글로벌 남북격차 완화를 위해 개도국의 과학기술역량 개발에 초점을 둔 국제원조 강화를 모색하고, 이는 공적개발원조(ODA)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인 한국이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 역할을 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대전선언문은 OECD 과학기술장관회의 개최 현장에서 만장일치로 최종 확정 발표된다.

△‘대한민국 과학발전 대토론회’는 과학 관련 저명인사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과 함께 대한민국 과학의 미래에 대해 논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

대토론회는 OECD 과기장관회의와 세계과학기술포럼 결과를 정리하고 국내 정책에 시사점과 향후 정책방향 토론을 위해 기획됐다. 앞서 전문가 중심으로 세계과학기술 정책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를 국내 과학기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번 회의를 통해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 비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비전 실현을 위해 과학기술인이 함께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감정로봇이나 드론, 사물인터넷 등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인간의 생활 방식을 바꾸고 있다. 글로벌 기술 표준, 윤리 등과 관련한 각국의 협의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드론, 사물인터넷, 로봇, 증강현실 등 인간의 삶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신기술과 관련해 활용과 그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국제적인 기술 표준화와 적절한 규제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산업표준이 결정되기 전까지 기술 선도적 기업·국가들의 다각적인 기술표준 선점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샵 창시자 짐 뉴튼이나 3D 프린팅을 활용해 맞춤 신발을 만든 키간 쇼웬버그 등의 성공사례는 스타트업 붐이 일어나고 있는 국내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 같은데.

다양한 혁신 기술과 플랫폼을 활용한 스타트업 붐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특히 키간 쇼웬버그는 개인적으로도 만나보고 싶은 인물이다.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아직도 발이 아프다”는 생각에 착안, 3D프린팅을 통해 맞춤 신발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멋진 사례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