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규모 예산 투입해 IoT와 클라우드 키운다

by김현아 기자
2015.03.26 01:12:0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삼성, SK(003600), KT(030200) 같은 국내 대기업들은 물론 오라클, SAP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하지만, 국내에 아직 이렇다 할 레퍼런스가 없는 게 사실이다.

오라클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000명 규모의 클라우드 인력을 뽑고, SAP가 클라우드 회사로의 변신을 위해 전 세계 직원 2250명을 줄이기로 하는 등 제품부터 조직까지 변신이 진행 중이나, 국내 수요는 많지 않았다. IoT는 스마트폰과 연결된 웨어러블기기(스마트 디바이스) 정도가 출시됐고, 클라우드는 보안에 대한 불안감과 기업들의 전산시스템 보유에 대한 보수적인 인식이 겹쳐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지자체 등과 함께 IoT와 클라우드에 대해 대규모 실증사업을 진행하기로 해 주목된다 .

미래창조과학부가 2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글로벌R&D센터에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K-ICT 전략 발표회”를 개최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ICT 기업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25일 최양희 장관과 홍문종 국회미방위원장, 삼성·LG 등 제조사, 통신3사, 방송사, 중소벤처기업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K-ICT전략 발표회’를 열고, 향후 5년간 총 9조 원을 투입해 ICT 산업 성장률 8%를 달성하고 2020년 국내총생산(GDP) 20조 원을 추가로 확대함과 더불어 일자리 15만개를 새롭게 창출할 것을 다짐했다.

일종의 스마트 뉴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ICT 융합서비스 확산을 위한 대규모 투자로 새로운수요를 만들겠다는 것과 SW·신산업 분야 9대 전략산업 육성이 눈에 띈다. 9대 전략 산업은 소프트웨어,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 정보보안, 5G, UHD, 스마트 디바이스, 디지털콘텐츠, 빅데이터다.

IoT에서는 헬스케어와 스마트시티 등 2개 분야에서 지자체·창조경제혁신센터와 대규모 실증단지를 조성하고(2015년 예산 126억 원), 7개 전략업종별(가전 제조 자동차 에너지 보건 스포츠 관광) 대규모 실증사업(2015년 232억 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가 실증사업에 투자하는 돈만 2015년부터 2019년까지 1242억 원에 달한다.

또한 글로벌 민관협의체를 통해 글로벌기업, 대기업 등과 협력해 IoT 중소벤처기업을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육성(2014년 34개→2019년 200개)하는 동시에, IoT 센서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보안강화를 위한 ‘IoT 시큐리티 센터’도 구축해 운영키로 했다.(2015년 20억 원)



클라우드 역시 관련 법이 시행되는 9월 이후부터 본격 성장할 전망인데, 우선 공공서비스의 민간 클라우드 전환(2019년 40개)을 가속하고, 산업단지에 클라우드 적용(2019년 50개)을 가시화해 공공·민간의 클라우드 이용을 2019년 공공 20%, 민간 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래부의 ICT융합 투자 계획(단위: 억 원)
특히 정부는 2019년까지 ICT융합사업에 예산 2조 1000억 원을 투입키로 했는데, 대부분의 기술이 IoT나 클라우드로 구현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규제가 없고 주파수 자유활용이 가능한 테스트베드를 만들어 해외 주요 융합기업을 적극 유치하는 것도 포함됐다.

이를테면 △주요도로에 지능형 교통시스템의 개발·구축으로 교통소통 개선(교통)△대형 빌딩·아파트에 스마트미터기 및 지능형 전력관리 장치(ESS) 확산(에너지)△모든 학교에 1기가급 유무선 통신환경 구축, N-스크린 학습서비스 지원(교육)△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맞춤형 의료 시범사업, 헬스파크 운영(의료)△IoT 기반의 실시간?맞춤형 관광정보 등 스마트 투어 구현(관광)△10개 혁신도시별로 특화된 서비스를 갖춘 스마트 시티 구축(도시) 등이다.

강성주 미래부 인터넷융합정책관은 “교통과 에너지 등 6대 분야를 ICT 융합 핵심분야로 선정해 해당부처와 공감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하기로 했다”면서 “교육의 경우 좀 더 협의해야 하고 교통과 에너지는 상당 부분 협의됐다. 기재부와 협의 중인데 중기 재정 전략회의 등을 통해 재원확보 소요제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석진 소프트웨어정책관은 “클라우드진흥법이 통과하면서 시스템통합(SI) 회사의 마케팅 능력이나 연고 영업이 정보화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게 바뀔 것”이라며 “패키지 클라우드가 되면 남는 것은 기술력 밖에 없다. 실력있는 기업들이 인정받는 시대로 급격하게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