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후보분석-인천]'원조친박' 유정복 vs '현직시장' 송영길
by박수익 기자
2014.05.21 06:00:05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인천시장 자리를 놓고 맞붙은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와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연세대 동문이다. 유 후보가 정외과 76학번, 송 후보는 경영학과 81학번이다. 두 사람은 여의도정가에서 국회의원도 나란히 3선씩 역임했다. 그러나 공통점은 여기까지다. 두 가지를 제외하면 삶의 궤적은 몸담은 정당의 색깔 이상으로 확연히 다르다는 평가다.
|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와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지난 19일 ‘인천경기기자협회 초청 인천광역시장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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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출생인 유정복 후보는 23살인 1979년 행정고시(23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강원도청을 거쳐 안전행정부의 전신인 내무부에서 근무했고, 전국 최연수 군수(94년 경기 김포), 전국 최연소 구청장(95년 인천 서구)을 거친 ‘엘리트 공무원’이다. 1회 지방선거가 실시된 1995년에는 초대 민선 김포군수를, 이후에는 김포시장을 두 번 지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김포시 국회의원으로 정가에 입문, 이후 19대까지 같은 지역에서 3선에 성공했다.
유 후보는 특히 초선의원이던 2005년 당 대표 비서실장으로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공식적인 인연을 맺은 뒤 ‘원조 친박’ 으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도 박근혜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으며, 그의 이름 앞에는 ‘박근혜의 비서실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2012년 대선때 경선캠프 직능본부장과 중앙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을 맡았고, 대선 이후에는 취임준비위 부위원장도 역임했다.
그는 두 차례나 장관직에 발탁되기도 했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에는 친박계 배려케이스로 농림수산식품부장관에 임명됐다가 구제역이 발생하자 ‘사퇴수습 후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후 임명 7개월만에 사퇴했다. 지난해 초에는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안전행정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장관 2관왕’이자 두 정권에 걸쳐 연속 장관에 임명되는 기록을 남겼다. 당시 친박계 인사 가운데 여러명이 내각에 입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유 후보가 가장 먼저 발탁됐다.
유 후보는 올 초까지만 해도 인천시장 출마 여부가 불명확했으나, 여당내 거듭되는 ‘차출론’ 속에 결국 장관직을 사퇴하고 등판했다. 친박계 대표주자라는 점 외에도 다섯번의 기초단체장, 두 번의 장관 등 풍부한 행정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최근 세월호 참사 여파는 박근혜정부 초대 안전행정부장관이었던 그에게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관련 유 후보는 지난 19일 토론에서 “안전행정 총 책임자로 있었던 사람으로서 송구하고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며 “시장이 되면 안전정책에 대한 체계적 관리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인천시장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송영길 후보는 인권변호사와 노동운동가 출신의 대표적 386세대 정치인이다.
전두환 정권때인 1984년 연세대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그는 이듬해 집시법 위반으로 서대문 구치소에서 한 달간 옥살이를 했다. 이후 인천 대우자동차 르망공장에서 배관용접공, 택시노동조합연맹 인천지부 초대 사무국장 등을 지내며 7년간 노동운동을 했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광주 대동고를 졸업한 호남출신인 그가 인천과 인연을 맺은 것도 이때다.
이후 그는 늦깎이로 사법시험에 도전, 32살에 합격한 이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에 소속되며 노동·인권변호사로 활약했다.
송 후보가 정치에 입문한 것은 1999년 새정치국민회의 인천 계양강화갑 지구당 위원장을 맡으며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부터다. 재보선에서는 석패했지만, 10개월 뒤 열린 2000년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당선되며 여의도에 입성했다. 2004년 총선에서는 재선에 성공했고, 특히 2008년 총선에서는 386의원들이 줄줄이 낙마하는 가운데서도 생존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는 2002년 열린우리당 창당에 적극 참여했고, 당내 소장파의 대표주자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새천년민주당 원내부총무, 열린우리당 정책위수석부의장·사무총장, 민주당 최고위원 등 요직도 거쳤다. ‘젊은 리더십’, ‘신40대 기수론’ 등을 내세우며 야권 차세대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인식돼온 그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 지도부의 권유로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선거 초반에는 3선에 도전한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와 큰 지지율 격차를 보였으나, 막판 역전승을 일궈냈다.
송 후보는 현직시장으로서 그동안 쌓아온 투자유치건 등이 피부에 와 닿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재선의 기회를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4년전 선거에 당선된 이후 전임 안상수 시장의 부채문제를 지적하며 “인천의 막대한 부채를 청산하고 척박해진 시민의 삶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6.4지방선거를 앞두고는 경쟁자인 유정복 후보에게 역으로 부채문제로 공격받고 있다. 이와관련 송 후보는 지난 19일 토론회에서 “재정난 속에서도 아시안게임 경기장 등을 차질없이 마무리했고 지난해는 부채가 감소했다”며 “유정복 후보는 안행부장관으로 있으면서 재정문제에 대해 인천을 도와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