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2.08.09 05:07:56
다우-S&P500지수 강보합..나스닥만 하락
소재주 강세..메이시스, 실적호조로 오름세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기세좋던 랠리는 나흘만에 일단 멈췄다. 별다른 재료가 없는 가운데 차익매물에 따른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7.04포인트, 0.05% 상승한 1만3175.64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보다 0.87포인트, 0.06% 뛴 1402.22를 기록했다. 다만 나스닥지수는 홀로 4.61포인트, 0.15% 하락한 3011.25를 기록했다.
개장전에 나온 독일의 지난달 산업생산이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 영란은행이 2년간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 시장심리를 다소 냉각시켰다. 다만 미국의 2분기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이 약간의 위안거리가 됐다. 메이시스 등 기업들의 실적도 대체로 호조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등락이 엇갈렸는데, 소재주가 강했던 반면 소비재관련주는 부진했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 덕에 연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한 메이시스가 3% 가까이 오르며 지수 상승세를 주도했다. 딘 푸즈도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무려 40% 이상 급등했다.
휴렛-패커드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 덕에 2% 이상 올랐고 리서치인모션(RIM)도 삼성전자에 ‘블랙베리10’ 플랫폼을 라이선스로 넘길 수 있다는 예상에 4.24% 상승했다. 디즈니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 덕에 1.37% 상승했다.
반면 온라인 여행사이트인 프라이스라인은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치에 17.28% 급락했고, 동종업종 경쟁사인 오비츠 월드와이드도 26% 가까이 동반 하락했다. 뉴스코프는 장 마감후 나올 실적에 대한 부담감에 1% 가까이 하락하고 말았다. 맥도날드도 부진한 동일점포 매출로 인해 2% 가까이 하락했다.
◇ BOE, 英성장전망 하향..추가 양적완화 나설듯
영란은행(BOE)이 올해와 내년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물가 상승률도 하향 조정하면서 추가 부양 기대를 높였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양적완화 확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BOE는 올해와 내년까지 2년간 영국 GDP 성장률이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앞서 5월에 전망했던 2.5% 성장률에 비해 0.5%포인트나 하향 조정된 것이다. 재정위기의 여파가 예상보다 더 장기간 경제에 미칠 수 있다는 우려로 풀이된다. BOE는 이날 보고서에서 “하반기 GDP 성장률은 역대 평균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으며, 5월 보고서에서 전망이 악화된 것은 금융위기가 지속됨에 따라 성장세를 둔화시키는 요소들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BOE는 “영국 경제성장 전망이 이례적으로 불확실하다”며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은 유로존 위기에 대해 효과적인 정책 대응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최근 500억파운드 자산매입 확대와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내놓은 뒤 이달초 관망모드로 돌아선 BOE가 조만간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다만 BOE는 추가 금리 인하보다는 양적완화 규모 확대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이날 머빈 킹 BOE 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추가 금리인하는 일부 은행들의 수지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어렵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더이상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는 다르다”며 “양적완화가 경제 체질을 약화시킨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 ‘유로화 산파’ 이싱 “일부 국가, 유로존 떠날듯”
유럽중앙은행(ECB)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유럽통화동맹(EMU) 창설의 주역인 오트마 이싱이 일부 국가들이 유로존을 떠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유로존에 대한 걱정이 더 커졌다며 이제는 개혁을 위해 진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유로 창립의 주역들 가운데 유로존의 결함을 인정하는 몇 안되는 인물인 이싱은 이날 발간한 자신의 저서인 ‘유로화의 구제와 유럽 강화 방안’에서 이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기자와의 대화 형식으로 쓰여진 책에서 이싱은 “모든 정황들을 감안하면 유로존을 지금처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도 “일부 국가는 유로존을 떠날 수 있으며, 결국 장기적으로 얼마나 많은 국가들이 잔류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동맹을 수립하기에 앞서 정치동맹이 결성돼야 했거나 아니면 최소한 통화동맹과 정치동맹이 동시에 만들어졌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 이싱은 ‘유로존에 대해 어느 정도 걱정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걱정하고 있다”며 “많은 대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됐다고 말하기엔 아직 멀었고, 대부분 개혁이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이제는 신속하게 전진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로가 붕괴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특히 그는 독일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마르크화로 복귀하지 않고 유로존에 남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 美 집값 상승 ‘가속도’..주택경기 살아난다
지난 2분기중 미국 주택가격 상승에 속도가 붙었다. 신규 공급이 크게 줄어든 덕에 바닥을 기던 주택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민간 조사기관인 코어로직과 국책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이 각각 발표한 지난 2분기 미국 집값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어로직 집계로는 2분기 집값은 전년동기대비 2.5% 상승했고, 전분기에 비해서는 무려 6%나 뛰었다. 분기별 가격 상승률은 지난 2005년 이후 8년만에 가장 컸다. 집값 상승세도 전국에 걸쳐 고루 나타나고 있는데, 작년 12월 100대 도시 가운데 집값이 오른 도시는 19개였던데 비해 2분기에는 무려 71개 도시나 됐다.
또 프레디맥 집계로도 2분기 집값이 전기대비 4.8% 올라 지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집값 상승에 프레디맥은 4년전 국유화된 이후 최고인 30억달러의 흑자를 2분기중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집값 상승세는 주택경기 부진으로 신규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들면서 수급의 힘으로 집값이 다소 뛰었고, 이 덕에 압류주택 등 헐값에 나온 주택들에 대한 구입 수요까지 덩달아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젤만앤어소시에이츠의 아이비 젤만 최고경영자(CEO)는 “어디까지나 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수요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데 따른 것”이라며 “압류주택 등이 이전보다 좀더 높은 가격에 팔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당초 1% 하락할 것으로 봤던 올 집값 전망을 5% 상승으로 크게 높여 잡았다.
◇ 메이시스, 깜짝실적에 年전망 상향..소비회복 덕
메이시스와 블루밍데일 등을 보유한 미국 최대 백화점업체인 메이시스가 지난 2분기에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 소비경기가 다소 회복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이날 메이시스는 지난 2분기에 순이익이 2억7900만달러, 주당 67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2억4100만달러, 주당 55센트보다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시장 예상치였던 주당 64센트도 상회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61억2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0% 증가했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민간소비가 살아나면서 신용카드 사업과 온라인 판매가 개선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중 신용카드 사업 수익은 2000만달러 흑자로, 흑자폭이 1500만달러나 늘어났고, 온라인 판매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36%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메이시스는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올해 이익 전망치를 주당 3.30~3.35달러로 제시해 종전 전망치였던 3.25~3.30달러보다 소폭 높였다. 현재 애널리스트들은 주당 3.36달러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메이시스의 주가는 개장전 거래에서 0.4% 상승했다. 올들어 메이시스 주가는 15% 정도 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