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혼조..`골드만 vs 버냉키 발언`

by김기성 기자
2008.09.25 00:46:25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24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주식시장이 장초반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혼조세로 돌아섰다.

이날 장초반 뉴욕 주식시장은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골드만삭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미국의 금융시장이 중대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발언한 이후 주요 지수가 뒤로 물러섰다.

미국 정부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법안에 대한 의회 승인 지연 등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계속 작용하고 있다.

오전 11시29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844.77로 전일대비 9.40포인트(0.09%) 떨어졌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20포인트(0.60%) 오른 2166.53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188.56으로 소폭인 0.34포인트(0.03%) 상승했다.

국제 유가는 오름세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 인도분은 배럴당 66센트 전진한 107.2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버핏, 골드만삭스 50억弗 투자..금융주 혼조

골드만삭스(GS)는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로부터 5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3.6% 상승세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위해 영구 우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향후 5년내 50억달러의 보통주를 주당 115달러에 살 수 있는 주식매입권(워런티)도 주기로 했다.

골드만삭스는 버크셔 해서웨이 이외의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통주 공모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25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확대했다.

`골드만삭스 호재`로 동반 상승했던 금융주는 혼조세다. "미국의 금융시장이 중대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버냉키 연준 의장의 발언이 악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씨티그룹(C)은 4.5% 떨어졌고, 모간스탠리(MS)는 1.7% 밀렸다. 반면 JP모간체이스(JPM)는 0.7% 오름세다.

◇버냉키 "美금융시장 심각한 위기"..구제법 승인 재촉구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미국의 금융시장이 중대한(grave)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 정부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법안에 대한 의회의 조속한 승인을 다시 촉구했다.

버냉키 의장은 "신용위기는 가계 및 기업 지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경제 활동은 광범위하게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지난 16일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 담은 경제전망 보다 더 비관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이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에 빠진 금융시장을 살리기 위해 연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또 "금융시스템의 안정화가 경제회복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제조건"이라며 구제금융법안 승인을 위한 의회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금융환경이 장기간에 걸쳐 개선되지 못한다면 전반적인 경제는 상당히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의 금융위기가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가계와 기업들에 대한 신용 확장을 더욱 꺼리게 만들 것"이라며 "경제성장률 하락 위험은 심각한 우려사항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인플레이션 압력의 경우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기둔화가 인플레이션 압력 감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전망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위험도 중대한 우려사항이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는 않았다.

◇`주택 회복은 멀었다`..8월 기존주택판매 2.2%↓ `예상하회`

미국의 8월 기존주택판매가 감소하면서 월가 전망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8월 기존주택판매(계절조정)가 전월의 연율 502만채에서 491만채로 2.2% 줄었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연율 493만채에 못미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율 494만채로 예상했었다.

8월 기존주택판매는 전년동월대비로는 10.7% 감소했다. 이같은 판매 부진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신청과 AIG의 구제금융 등으로 금융위기가 더욱 고조된 이후 모기지 대출을 받기가 한층 어려워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주택가격(중간값)도 20만31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9.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주택재고는 연율 426만채로 7% 줄어들었다. 8월 판매실적과 비교하면 10.4개월치 물량으로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