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근모 기자
2004.09.14 05:29:25
[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반도체 랠리가 지속된데 힘입어 13일 나스닥 지수가 2개월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거래도 비교적 활발해져 나스닥 거래량은 한달만에 가장 많았다.
메릴린치가 반도체주에 대한 주의를 촉구했고, 여기에 브로드컴이 매출 둔화를 경고하며 가세했으나, 투자자들은 오히려 낙관론으로 되받아쳤다.
JP모건이 지수목표를 상향조정하고, 스미스바니가 주식비중 확대를 권고, 긍정적 투자심리가 시장 전반으로 번졌다.
나스닥을 따라 동반 상승세를 달리던 다우지수는 유가 급등세에 부딛쳐 강보합권으로 되밀린채 장을 마쳤다.
최고등급으로 세력이 커진 허리케인 아이번이 미국 석유시설 밀집지역인 멕시코만으로 진입함에 따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10월 인도분은 지난 주말보다 1.06달러 상승한 43.87달러에 마감했다. 유가는 장중 배럴당 44달러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이 재부상함에 따라 국채 수익률은 하락(채권가격 상승)했다. 달러는 엔화에 대해 강세, 유로에 대해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날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0.02%, 1.69포인트 오른 1만314.76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0.85%, 16.07포인트 상승한 1910.38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가 19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7월15일 이후 처음이다.
S&P500 지수는 0.17%, 1.90포인트 오른 1125.82로 장을 마쳤다.
오후 4시27분 현재 나스닥 거래량은 17억3557만주로 집계돼 지난달 11일 이후 가장 많았다. 뉴욕증권거래소 거래량은 12억9903만주 수준에 머물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1561개로 내린 종목 1262개를 웃돌았다. 나스닥 역시 상승종목 수가 1765개로 하락종목수 1238개를 능가했다.
JP모건은 연말 S&P500 지수 목표를 당초 1150에서 1200으로 올렸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2분기까지 이어진데다, 하반기에도 마진이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 JP모건은 "이미 2분기에 비용증가세가 매출 증가속도보다 낮아졌다"면서 "올해 남은 기간동안 더 이상 실적실망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말 시장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던 스미스바니가 주식투자 비중을 5%포인트 상향, 60%로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스미스바니는 또 내년말 다우지수 1만1700, S&P500 지수는 1225를 각각 목표치로 제시했다. 이는 현 주가대비 각각 13% 및 9% 가량 높은 수준이다.
스미스바니의 주식 전략가 토비어스 레브코비치는 "연말까지는 전술적 경계를 계속해야 한다"면서도 "내년에는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으로 바뀜에 따라 주가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주식이 계속해서 시장의 중심부에 우뚝 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47% 급등, 400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여전히 52주 최고치 대비 29.9% 낮은 수준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구성종목인 브로드밴드 칩 메이커 브로드컴(BRCM)이 시장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브로드컴은 이날 재고증가를 이유로 3분기 매출 전망을 하향조정했으나, 주가는 9.4%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매출이 둔화될 것이라는 악재를 무시하고 총마진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회사측 설명에만 주목했다.
브로드컴은 당초 3분기중 매출이 6억7300만∼6억8000만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던 브로드컴은 6억4100만달러이던 2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수정 전망했다.
자사주 매입규모를 1000만주 늘리기로 한 알테라(ALTR)가 4.8% 올랐고, 내셔널세미컨덕트는 4.6%의 급등세를 이어달렸다.
배런스가 저평가를 지적하며 1년반 안에 두배로 오를 수 있다고 밝힌 반도체 장비업체 MKS인스트루먼트(MKSI)가 13.6% 올랐다.
루슨트테크놀러지는 UBS의 실적전망치 상향조정에 힘입어 뉴욕증권거래소 최대 거래를 수반하며 5.2% 상승했다.
휼렛패커드(HPQ)는 국방부로부터 2억9000만달러의 주문을 따내 2.2% 올랐다.
반면, 컴퓨터업체인 게이트웨이는 3분기중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재확인, 2.5% 떨어졌다.
월마트(WMT)는 9월 동일점포 매출 증가율이 종전에 예상한 대로 2∼4% 수준이 될 것이라고 재확인했고, 프루덴셜은 월마트의 목표가를 57달러에서 58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장중 상승세를 유지하던 월마트는 장막판에 약보합으로 밀렸다.
두번째 파산보호 신청을 낸 US에어웨이(UAIR) 주가는 3분의1 토막이 났다.
MGM(Metro-Goldwyn-Mayer) 인수를 위해 소니와 함께 팽팽한 경쟁을 펼쳤던 타임워너(TWX)가 인수전 포기를 선언했다. 발표직후 타임워너 주가는 급등세를 나타냈으나 이내 반락,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MGM은 발표직후 상승폭이 급히 줄어들다 재반등 4% 오른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