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단독인터뷰] 전용기내 일문일답

by조선일보 기자
2003.11.17 07:07:21

주한미군 등 억지력 보다 "기동타격대" 역할 필요
부시, 북핵 외교해결 노력...시간가면 결과 알것

[조선일보 제공] 도널드 럼즈펠드(Rumsfeld) 미 국방장관은 통상 비행기로 이동할 때 동행기자들과 잠시 기내 회견을 갖지만, 오키나와에서 서울로 이동할 때는 이 같은 간담회를 취소하고 조선일보와만 단독회견을 했다. 인터뷰는 10분 약간 넘게 진행됐으며, 로런스 디리타(DiRita) 미 국방부 대변인(전 특별보좌관·현재 상원의 인준을 기다리는 중임)과 공보관실의 수잔 이지액(Idziak) 대위가 배석했다. 이번에 럼즈펠드와 동행한 뉴욕타임스 등 미국 6개 언론사, AP 등 3대 통신사, 일본의 교도뉴스 중 럼즈펠드가 단독회견을 한 언론사는 없다. 럼즈펠드는 워싱턴에서 괌으로 이동할 때는 공중급유를 위해 급유기(KC-10)를 개조한 비행기를 이용했지만, 괌~도쿄~오키나와~서울 구간은 전용기인 C-32를 이용했다. C-32에 있는 그의 사무실은 3평 정도이며, 책상과 함께 보좌진과 회의를 할 수 있는 시설들이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서울에서는 파병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데 한국의 반미감정이 걱정되는가? “시위에 관해서는 알지 못한다. 어떤 국가든지 흔히 정부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있으며, 자유 체제에서는 국민들이 그렇게 할 수 있다.”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전투병 위주로 5000여명의 파병을 요청했고, 한국측에서는 3000명 수준에서 결정하려고 한다. 한국 정부의 입장을 수용할 수 있겠는가? “롤리스 차관보가 그렇게 얘기했다는 사실을 나는 모른다. (그의 보좌진은 그가 각 국가의 세부사항은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세계 여러 국가들에 파병, 재정적 도움 등 이라크에 지원을 해줄 것을 독려해왔다. 우리는 이라크에 파병한 33개 국가와 재정지원을 했거나 약속한 국가들을 포함해서 전 세계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그들 국가가 (이라크 지원과 관련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들 주권국가에 달려 있다. 그것이 그들 국가의 특권이며 권한이다.” -한국정부가 어떤 파병안을 내놓아도 받아들일 것인가?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는 분명히 세계 각국의 결정에 달려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의 (동아시아에서의) 지역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가? “지금까지 전 세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정체적인(static) 방위와 억지력을 위해 편제돼 왔다. 하지만 21세기의 도전들은 우리가 민첩하고 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것이 전 세계 주둔 미군 태세를 재검토하는 데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아시아 주둔 미군이 당신의 미군 재편 계획에 따라 더 가뿐해지고, 강해지고, 효율적이 되면 중국이 미국에 대해 경계심과 경쟁심을 갖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입장인가? “그렇지 않다(중국이 그렇게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뜻). 미국은 공격적인 나라가 아니다. 우리는 지난 수십년 동안 태평양 지역에서 역할을 해왔고 중국은 이 지역에 속해 있다. 우리는 부시 대통령의 건설적 노선에 따라 중국과 진전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미국에 중국 지도자들을 (잇따라) 초청했다. ” ―북한 민주화를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북한 주민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정부 시스템이 어떤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전 세계를 바라보면 더 자유로운 정치 경제체제를 지닌 국가들이 국민들에게는 더 성공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가 알 수 있다. 더 자유로운 체제에서 살았더라면 번영된 삶을 누릴 수 있있던 국민들에게 그렇게 해주지 못한 국가들도 있다.” ―북한이 안전보장과 경제이익에 대한 대가로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할 것이라고 보는가? “앞으로 남아 있는 문제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외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앞으로 6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며 시간이 지나면 (결과를) 알게 될 것이다.” ―한·미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는가? “한국과 미국은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우리의 대한(對韓) 방위공약은 한반도의 평화에 공헌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한국이 경제 번영을 이루는 것을 가능케 했다. 한국 국민을 위해서, 그리고 동아시아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었다.” 서울=주용중워싱턴특파원 midwa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