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원하는 'AI 개발자' 양성…6년간 취업률 96.5%
by서대웅 기자
2024.07.08 05:00:00
[기술본색 폴리텍]③ 서울강서캠퍼스 스마트금융과
최신 AI모델로 업계 맞춤형 실습
입학 3개월부터 채용면접 기회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독일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하고 현지 고등학교 수학교사였던 조재윤(29) 씨는 2023년 돌연 한국폴리텍대학 서울강서캠퍼스 스마트금융과에 입학했다.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보람찼지만 직접 문제를 풀고 해결하는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10개월 교육과정을 수료한 뒤 올해 2월 클라우드 서비스 및 인공지능(AI) 개발 회사인 ‘솔트웨어’에 개발자로 입사한 김 씨는 입사하자마자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이 개최한 자율 온실 경연대회에 출전하는 팀을 이끌었다. 최종적으로 순위권에 들진 못했지만 예선에서 1위를 하는 등 가능성을 입증했다. 조 씨는 “업계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스마트금융과에서 직접 실습하며 실무를 깨우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지난달 25일 폴리텍 서울강서캠퍼스 스마트금융과 김효관(오른쪽) 교수가 학생들이 수행한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서대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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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씨가 수학한 폴리텍 서울강서캠퍼스 스마트금융과는 핀테크, 데이터분석가 등 실무형 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을 위해 2017년 신설된 학과다. 블록체인과 빅데이터 분석, AI 프로젝트가 주요 교과목으로 이 분야 교육과정을 개설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하이테크’ 과정이어서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추면 입학할 수 있고 10개월 과정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지난달 25일 찾은 이 대학 스마트금융과 학생인 김지수(27) 씨는 ‘라마 3(Llama 3)’ 모델을 이용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라마 3은 메타(Meta)가 가장 최근에 공개한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LLM)이다. 김 씨는 PDF 자료 내용에 대해 질문하면 자동으로 답변하는 모델을 만들어냈다.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김 씨는 “친구들 대부분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데 저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며 스마트금융과에 재입학했다. 그는 조재윤 씨가 입사한 솔트웨어에 잠정 입사를 마친 상태다.
김 씨뿐 아니라 학과 25명 중 10명이 상반기에 다양한 회사에 취업이 확정된 상태다. 특정 기업과 업무협약 및 산학교류를 맺고 해당 회사가 요구하는 맞춤형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한 덕이다. 스마트금융과 학생들은 매년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금융IT 솔루션 1위 기업인 데이터스트림즈도 2019년 스마트금융과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스마트금융과 졸업생 35명이 취업했다. 학과장인 황원용 교수는 “현재 IT 관련 협회 3곳, 기업 4곳과 MOU를 맺었다”며 “오는 9일엔 10여개 기업 관계자들이 학교를 방문하는데, 학생들이 이들 앞에서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한다”고 말했다. 학과 학생들의 취업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자리인 셈이다.
이러한 교육 방식은 취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폴리텍 내 직업훈련과정 취업률 1위를 기록했다. 1기생을 배출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취업률이 96.5%에 달했다. 2020년과 2022년엔 100% 취업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상태 서울강서캠퍼스 학장은 “일회성 취업이 아닌 기업과 장기적 협력을 통해 신뢰를 구축했다”며 “입학 3개월부터는 채용 면접 기회가 주어지고, 수료 때까지 기업 맞춤 교육을 제공한 결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