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은 '옛 음악'이 아니야…'믹스드 오케스트라'로 보여줄 것"

by장병호 기자
2023.09.11 05:30:00

''풍류대장'' 우승팀 서도밴드 보컬 서도
15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첫 협연
자작곡 3곡 국악관현악 편곡으로 선봬
"새 앨범 작업 중…타 장르 협업 환영"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악은 더이상 ‘옛 음악’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는 음악가들이 있다. JTBC ‘풍류대장’ 우승팀으로 이름을 알린 서도밴드의 보컬 서도(27·본명 서재현)도 그중 하나다. 서도는 자신이 만든 ‘조선팝’(판소리를 기반으로 국악과 팝이 하나로 어우러진 음악)을 통해 국악도 대중음악처럼 ‘동시대 음악’이 될 수 있음을 알려왔다.

밴드 서도밴드의 보컬 서도. (사진=세종문화회관)
서도가 국악 대중화를 위한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2023 믹스드 오케스트라Ⅰ-존재 그리고 연결’의 협연자로 오는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직접 작사, 작곡한 서도밴드의 히트곡 ‘뱃노래’, ‘이별가’, ‘바다’를 국악관현악 편곡으로 선보인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서도는 “전통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지금의 음악이 후대에 전통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문화는 계속해서 발전하는 것인 만큼 국악도 ‘옛 음악’이라고 규정할 필요는 없다”며 이번 공연의 취지를 밝혔다.

서도를 이번 공연에 초대한 이는 김성국(52)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이다. ‘믹스드 오케스트라’는 국악 작곡가 겸 지휘자인 김 단장이 지난해부터 ‘우리 음악을 표현하는 새로운 도구의 탄생’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선보이고 있는 기획공연이다. 김 단장은 “TV를 통해 서도밴드의 음악을 듣고 반했다”며 “지금 시대가 즐기는 서도밴드의 음악이 나중엔 전통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섭외 배경을 설명했다.

서도의 음악적인 바탕은 국악이다. 다섯 살 때부터 판소리를 배웠고, 국악중학교까지 다니면서 국악을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대학에선 실용음악을 전공했지만 국악에 대한 그의 생각은 명확했다. 국악도 대중음악도 본질적으로 똑같은 ‘음악’이라는 것이다.



국악의 전통을 중시한다면 서도는 ‘이단아’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김 단장의 생각은 달랐다. 김 단장은 “서도의 창법은 ‘하이브리드’다. 어떻게 들으면 판소리의 창법처럼 느껴지고, 또 다르게 들으면 팝적인 요소가 있어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는 흡입력이 있다”며 “국악과 팝이 절묘하게 섞여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을 만들어낸다”고 평했다.

김성국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사진=세종문화회관)
서도밴드의 음악을 국악관현악 편곡으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곡가 장석진이 편곡을 맡았다. 서도는 “밴드 멤버들끼리 언젠가 우리가 유명해지면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무대가 생기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나눈 적 있는데 현실이 돼 신기하다”며 “이번에 들려드릴 서도밴드 음악의 국악관현악 버전은 원곡과 다른 매력이 있어 팬들에게도 새롭게 다가갈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번 공연에선 지난해 ‘2022 믹스드 오케스트라-충돌과 조화’를 통해 호평받았던 두 곡 ‘수제천 리컴포즈’(작곡 장석진), 전자기타 협주곡 ‘능게’(작곡 김성국)를 다시 한번 선보인다. 새로 위촉한 신곡 ‘변형Ⅲ’(작곡 박영란), ‘천마(天馬)의 노래’(작곡 강상구)를 초연한다. 서도 외에도 기타리스트 케이 브라운(KAY BRWON, 본명 김성현)이 협연자로 나선다. 국악기와 서양악기, 전자악기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무대를 예고한다.

서도는 최근 현대무용가 안은미와 협업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서도밴드의 새 앨범도 작업 중이다. 서도는 “올해가 가기 전 새 앨범을 발표하는 것이 목표”라며 “서도밴드 활동 외에도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업할 기회가 생기면 마다하지 않고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