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쓰는 10원·50원짜리 동전, 계속 발행하는 이유는?[궁즉답]
by하상렬 기자
2023.04.01 05:30:01
작년 동전발행액 259억원…전년比 11.5% ↓
외국인 관광객·학생· 고령층 등은 활용도 커
"동전 수요 있다면 부족함 없게 공급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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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전에 대한 시중은행의 수요가 여전하기에 발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설명입니다. 한은은 발권당국으로서 시중 수요가 있다면, 그 수요에 부족함이 없도록 적시에 공급해줘야 합니다. 한은은 시중 수요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발행액을 결정하는데, 수요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는 동전을 계속 발행해야 합니다.
1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동전 발행액은 258억9800만원입니다. 한 해전인 2021년(292억7600만원)보다 11.5% 감소한 것으로, 정점을 기록했던 2015년(1031억6200만원) 대비 25% 수준에 불과합니다.
동전 발행액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5년 1031억6200만원에 달했던 발행액은 △2016년 912억7100만원 △2017년 495억4000만원 △2018년 425억8500만원 △2019년 364억9100만원 △2020년 245억7800만원 △2021년 292억760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은 전년대비 14.9% 늘었지만, 시계열적으로 확연하게 줄어드는 추세임은 분명합니다.
동전 발행액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동전 수요가 줄어 한은이 동전 발행을 줄여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신용카드 사용 증가, 간편결제 대중화 등으로 인해 지폐는 물론 동전 사용도 크게 줄어든 탓입니다. 2022년도 한국은행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지출에서 현금지출이 차지하는 비중(2021년 기준)은 21.6%에 그쳐, 신용·체크카드(58.3%)의 절반도 안 됐습니다.
한은은 동전 발행액을 줄이는 동시에 동전 수납도 늘리고 있습니다. 2015년 136억5100만원 수준이었던 환수액은 △2016년 147억4400만원 △2017년 373억8700만원 △2018년 251억88000만원 △2019년 317억3400만원 △2020년 482억4600만원 △2021년 545억6000만원으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발행액에서 환수액을 뺀 순발행액도 △2015년 895억1000만원 △2016년 765억3000만원 △2017년 121억5300만원 △2018년 173억9700만원 △2019년 47억5700만원 △2020년 -227억6800만원 △2021년 -252억8400만원 △2022년 -37억2500만원 등으로 대체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동전은 제조비용을 따졌을 때 비효율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액면가치보다 제조원가가 더 비싸기 때문입니다. 특히 10원 주화의 제조원가는 액면가치의 두 배가 넘은 적도 있습니다. 이에 한은은 2006년 12월부터 10원 주화 크기를 줄이고, 소재도 바꿔 제조 단가를 낮췄습니다. 그럼에도 50원, 100원, 500원 등 주화 전체를 봤을 땐 액면가치보다 제조비용이 더 높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개별 주화에 대한 제조비용을 공개하긴 어렵다”면서도 “국제 원자재 가격에 따라 제조원가가 오르내리지만, 통상 액면가보다 제조비용이 더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동전 수요가 줄면서 장기적으로 ‘동전없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덴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돼가고 있지만, 한은은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라는 입장입니다. 규모는 줄어들더라도, 절대적인 수요가 없어지기까진 제법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학생, 고령층을 비롯해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지방 사람들은 디지털 결제수단에 취약하다”며 “이들에겐 동전, 지폐 등의 현금이 유용하게 쓰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진 모르지만, 상당 기간 동안 화폐는 지급 수단으로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며 “화폐는 비상시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지급 수단으로서의 가치도 계속 가질 것으로 본다”고 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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