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국 50만 식품매장 냉장고 '개방형→도어형' 교체

by김형욱 기자
2022.08.25 03:10:01

[공기업 ESG경영 확산]①한국전력공사
식약처·켑코이에스와 시공비 지원사업 추진
모두 교체 땐 48만가구 사용 1년치 전력 아껴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전력공사(015760)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전국 50만 식품매장의 냉장고 문 달기에 나섰다. 에너지 안보위기 상황을 맞아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노력으로 전력 소비자와 상생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전력공사와 켑코이에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가 지난 10일 잠실 롯데마트 제타플랙스점에서 개방형 냉장고를 도어형 냉장고로 교체한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전)
이를 위해 한전은 최근 에너지절약 사업을 위한 출자회사 켑코이에스, 식약처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냉장식품 진열 코너의 개방형 냉장고 50만여 대를 도어형으로 개조·교체하기 위해서다. 한전과 켑코이에스가 교체비 일부와 시공을 지원해 유통기업의 동참을 이끈다. 식약처도 도어형 냉장고가 신선식품의 신선도를 더 잘 유지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참여 매장 모집을 지원한다.

이번 사업은 식품매장의 전력 소비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한전은 개방형인 냉장고를 도어형으로 바꾸면 전력 사용량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1대당 3500킬로와트시(㎾h), 총 17억8000만㎾h의 전력 사용 감축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4인 가구 월평균 전력 사용량이 307킬로와트시(㎾h)란 걸 고려하면 48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한전은 전력 사용량이 줄어드는 만큼,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전력 공급을 전담하는 한전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발전)연료비 급등으로 전력을 밑지고 팔며 유례없는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에너지 수요 효율화는 탄소중립 같은 중장기 목표 달성은 물론, 에너지 대란에 당장 대응하는 수단이다. 한전은 이 사업을 통해 줄인 전력 사용량을 정부가 에너지 사업자에 부여하는 에너지효율향상 의무화제도(EERS)를 통해 수익 사업화할 계획이다.

한전은 2020년 수립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추진전략을 토대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에너지 안보 위기 상황과 정부의 공기업 혁신 방침과 맞물려 모든 이해관계자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전력 사용량을 많이 줄인 (아파트)단지나 가구에 최대 400만원을 주는 에너지캐쉬백 제도는 전국 단위로 확대 시행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113억원을 투입해 주조·금형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은 뿌리산업 중소기업에 LED, 변압기, 인버터 같은 고효율 기기 보급을 지원키로 했다. 한전 관계자는 “앞으로도 식품매장 냉장고 문달기 같은 국민 삶의 질과 밀접한 분야의 (전력소비) 효율 개선 사업을 찾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와 켑코이에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추진하는 식품매장 냉장고 문 달기 사업 개요. (표=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