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 지역도 위험…푸틴, 소련 재건 야심 드러내나

by김정남 기자
2022.02.26 01:31:35

CNN "러, 며칠 내수도 키예프 점령할듯"
우크라에 친러 정부 세우나…"협상 채비"
러, 우크라 넘어 발트지역까지 넘볼수도
바이든 "푸틴, '소련 재건' 큰 야망 있다"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며칠 내에 수도 키예프를 점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실상 우크라이나 점령을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러시아가 동유럽 발칸 지역까지 진격하며 구 소련 재건에 나설지 이목이 집중된다.

CNN은 2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며칠 안에 수도 키예프를 함락시킬 수 있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가 있다”며 “미국은 이미 침공 전 키예프가 하루에서 나흘 사이에 점령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초기 평가는 지금도 그대로”라고 전했다.

키예프는 이미 러시아군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징후가 엿보인다. 러시아군은 키예프 인근 비행장까지 장악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키예프 외곽 호스토멜 공항으로 공수부대를 성공적으로 침투시키는 작전을 수행했다”며 “200대 이상의 헬기를 투입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 200명 이상이 사살됐다”며 “러시아군 손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기갑부대가 키예프 인근까지 진격했고 키예프에서 큰 폭발음이 들리고 있다는 외신 보도 역시 나오고 있다.

이 소식통은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함락 이후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하려 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서방 진영에서는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 정권을 무너뜨린 뒤 친러시아 정부를 새로 세우려 할 것이라고 보는 기류다.



실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중립국’ 지위에 대한 협상을 개시할 채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며 “러시아 국방부와 외무부, 대통령 비서실 대표가 포함된 대표단을 벨라루스 민스크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처음부터 군사작전의 목표가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LPR) 지원이라고 했다”며 “그 일환이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와 탈나치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탈군사화는 우크라이나 국방력의 무력화를, 탈나치화는 현재 우크라이나 정권의 붕괴를 각각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

푸틴 대통령은 나아가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정권을 제거하기를 촉구했다. 그는 이날 국가안보 회의에서 “당신들(우크라이나군 인사들) 손으로 직접 권력을 잡으라”며 “그러면 우리가 합의에 이르는 게 더 쉬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주목할 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더 서쪽으로 뻗어나가려 할지 여부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발트 지역의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이다. 이는 곧 푸틴 대통령이 구 소련을 부활시키겠다는 야심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다.

CNN은 “서방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발칸 지역에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특이 활동은 보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더 큰 야망이 있다”며 “그는 이전의 소련을 재건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소비에트 제국을 복원하고 싶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사진=AFP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