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양도세·배당락에 연말 증시 ‘한산’…“유망株 확대 기회”

by이은정 기자
2021.12.27 05:34:00

12월 마지막주 대주주 양도세·배당락일에 부진
이달 코스피 주간 수익률, 1.41%→0.25%→-0.18%
"경기둔화·오미크론 우려 완화…연초 이후 긍정적"
"내년 電車군단 유망…업황개선에 전동화 전환↑"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코스피가 미국 증시 산타랠리 영향에 동조화되며 3000선을 돌파했다. 12월 마지막 주는 주식 양도세 대주주 확정, 배당락일과 맞물려 박스권에서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내년 유망주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으란 조언도 따른다. 증시에 계절적으로 반복되는 이상현상(Calendar Anomaly) 중 ‘1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어서다. 연말 출회한 매도 물량의 재유입, 연초 예정된 글로벌 전자 박람회 등에 따른 상승 모멘텀과 함께 반도체, 자동차 업종이 주목되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4일 전거래일보다 0.48% 상승한 3012.43에 거래를 마쳤다. 나흘 연속 상승하며 5거래일 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도 나흘째 오르며 1007.42에 거래를 마쳤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상승폭을 확대한 미 증시와 오미크론 우려 완화에 외국인·기관의 ‘사자’세가 이어졌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악재는 이전보다 옅어졌다는 평가다. 지난주 발표된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중 인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 전망치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12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 속보치)에서도 다양한 물가 지표의 상승세가 둔화됐다.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 전망을 나타내는 국채 5년물 기대 인플레이션(BEI)은 올 중순 3.2%선에 도달했지만, 12월 들어 2.8%를 하회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1.5% 아래서 움직이고 있다.

이 가운데 11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7% 오르며 3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조기 금리 인상 우려를 높였다. 공급망 차질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 속 강한 소비 심리가 경기 자신감으로 이어지며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높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오미크론 우려도 한층 완화됐다. 영국·미국 주요 기관들은 오미크론의 중증도가 여타 변이 대비 약하다고 발표하고 있다. 여기에 식품의약국(FDA)이 긴급 승인한 화이자의 경구용 치료제가 오미크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양적 긴축 이슈는 향후 예고된 대형 변수지만 이미 금리선물 등에 반영돼 있는 등 예상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시장 발작 역시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악재 모멘텀이 둔화되는 점을 감안해 연초 이후 긍정적인 흐름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는 휴가와 북 클로징(장부 마감)이 진행돼 박스권 흐름이 예상되지만, 연초 이후를 반등세가 전망됨에 따라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단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연말 배당락일에 개인들의 양도세 회피 매도세가 두드러지는 점을 짚었다. 오는 28일은 12월 결산법인 배당주 매수 시한이며, 주식 양도세 대주주 확정이 예정돼 있다. 29일은 12월 결산법인 배당락일이다. 배당락일엔 해당 사업연도에 대한 기업 이익 배당을 받을 권리가 소멸해 매도 물량이 쏟아진다.

실제 12월 마지막 주는 월 수익률이 부진한 구간으로 집계됐다.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집계한 기준으로 지난 10년간(2011~2020년) 12월 코스피 주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2주차에 0.05%, 3주차에 0.58%, 4주차에 0.23%, 5주차에 -0.23%를 기록했다. 올해 12월엔 2주차에 1.41%, 3주차에 0.25%, 4주차(마지막 거래일 12월24일)에 -0.18%를 기록하며 수익률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후 1월엔 11~12월에 대폭 출회된 개인 매도 물량이 재유입되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기존 주가 과열 종목군을 연말 계절성의 눌림목에 저점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 대주주 회피 물량을 누군가는 저점매수로 역이용한다”며 “3개월 이익 상향 팩터를 대입해봐도 12월 말 주춤하지만 다음 해 1월에는 강한 상승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년 유망한 업종으로 증권가는 공급 병목현상 해소 시 반등이 예상되는 자동차, 반도체 등을 제시했다. 올 한해 조정을 거친 반도체는 최근 마이크론의 실적발표 등을 기점으로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감이 잇따르며 국내 증시 주도주로 부상했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지난주를 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업종은 전동화 전환 가속화와 전기차 목표 상향 움직임에 투자의견이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현대차(005380)는 내연기관 연구개발(R&D) 조직을 폐지하면서 전기차 시장 진입에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26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70만대로 상향,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시사했다.

내년 1월 5~8일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22’를 맞아 주요 테마주를 주목할 만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 주가 상승률도 다른 달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날 전망”이라며 “반도체, 자동차와 함께 CES 관련 자율주행, 확장현실(XR), 로봇,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게이밍 주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