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파묻어버렸다!…'허스크밋나븐' 그 이름은 기억 못해도
by오현주 기자
2021.08.24 03:30:00
가나아트나인원·사운즈 ''노베라라 비스타'' 전
평면그림 일부 찢고 말아 스토리연결 입체로
빌즈, 펠리페 판토네, 미스터 두둘 등과 함께
변화 중인 거리·도시미술 ''새로운 흐름'' 선봬
| 허스크밋나븐 ‘해변에서의 하루’(A Day at the Beach·2021), 중성지에 아크릴페인트, 29.7×42㎝(사진=가나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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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종이에 쓱싹쓱싹 완성한 그림. 해변에서 잠든 아빠 몸 위에 모래더미를 쌓으며 즐거워하는 두 꼬마가 보인다. 색 하나 쓰지 않고 까만 선만 긋고 채워 한눈에 박히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몇초 뒤, 자연스럽게 탄성도 삐져나오게 돼 있다. 바닥종이를 북 찢어 진짜 모래이불을 만든 현장을 발견한 순간.
허스크밋나븐(46). 덴마크 일러스트레이터다. 좀 투박하다 싶은 이름은 본명이 아니다. 덴마크어로 ‘내 이름을 기억해’란 뜻이란다. 혹여 그 이름은 기억을 못한다 해도, 작품은 기억할 수 있겠다. 재치로 파고 기발함으로 묻은 작업이니.
‘해변에서의 하루’(A Day at the Beach·2021)가 ‘딱’이다. 누가 감히 평면의 바닥을 찢어올려 입체의 모래둔덕으로 삼을 생각을 하겠는가. 그림의 일부를 오리고 말아 스토리를 연결하는 매체로 쓸 생각을 하겠는가. 흔들다리에서 너덜거리는 널빤지, 하늘로 솟은 시소의 한 귀퉁이 등, 기왕 시작한 작가의 아이디어는 단단한 사각틀을 벗겨내고 말랑한 3차원 공간을 연달아 들이미는 중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가나아트나인원, 대사관로 가나아트사운즈서 연 6인 기획전 ‘노벨라 비스타’(Novella Vista)에서 볼 수 있다. 허스크밋나본을 비롯해 빌즈, 펠리페 판토네, 시스 파레데스, 미스터 두둘, 댑스밀라 등, 거리·도시미술을 중심으로 변화 중인 현대예술의 ‘새로운 흐름’을 이들 작가들의 40여점에서 찾았다. 전시는 29일까지.
| 허스크밋나븐 ‘내려다보지 마’(Don’t Look Down!·2021), 중성지에 아크릴페인트, 42×29.7㎝(사진=가나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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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스크밋나븐 ‘새로운 승객들’(New Passengeres·2021), 캔버스에 아크릴, 120×100㎝(사진=가나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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