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변동성 속 국내 운용사 점유율 ‘엎치락 뒤치락’

by이은정 기자
2021.08.12 02:00:00

KB운용, 올 2분기 중국 주식형 공모펀드 AUM 1위 등극
"중국 정책 순방향·경기회복 수혜 종목 집중 전략 통해"
ETF선 미래운용 74% 점유율로 독주…전기차 상품 흥행
"테마형 트렌드 시시각각 변해…중장기 관점 접근해야"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중국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중국 주식형 공모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자산(AUM) 점유율 순위다툼이 치열하다. 지난 2분기 KB자산운용이 중국 공모펀드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고, ETF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이 70%대로 올라서며 독주하는 가운데 일부 운용사의 순위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 집계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KB자산운용의 중국 주식형 공모펀드 AUM 점유율은 27.2%(2조696억원)으로 1위다. 이어 미래에셋운용의 AUM 점유율은 24.4%(1조8561억원)로 근소하게 뒤를 이었고, 삼성자산운용(8.4%), 신한자산운용(6.5%), KTB자산운용(5.2%) 순이었다.

KB운용의 연초(1월4일) AUM 점유율은 24.8%로 미래에셋자산운용(25.2%)에 이어 2위였지만, 5월에 1위로 올라섰다. 중국 정부의 정책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지원받는 업종과 2년 연속 플러스 경제성장률을 감안한 수혜 업종에 집중해온 결과라는 게 KB운용 설명이다.

주요 상품인 ‘KB 통중국’ 시리즈는 중국 정부가 신성장 동력으로 지원 중인 반도체·5G 등 유망 4차 산업 선두 기업과 고배당주 등에 투자한다. ‘KB 중국본토 A주’는 중국 본토(상해·심천)에 상장된 A주 주식에 투자한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 정부가 역외에 상장된 주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기업주 중심의 H주 등보다 A주에 대한 투자가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이사는 “국내 중국 본토 펀드 중에서도 정부 정책을 지원받거나 소비 고급화·대중화 영향 받을 수 있는 경기소비재 종목 비중이 높은데, 작년에 이어 유일하게 플러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중국의 경기 상황도 반영했다”며 “정부 정책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제조기업과 함께 규제 이슈로부터 자유로운 의류소비재 등이 자국산 선호도와 맞물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중국 ETF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운용의 AUM 점유율(10일 기준)이 74.2%(2조3566억원)로 압도적이다. 연초(1월4월) 점유율(52.6%) 대비해서도 20%포인트 이상 늘어나며 선두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삼성운용이 14.1%(4482억원)를 기록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7.9%), KB운용(3.3%) 순이다. 이어 한화자산운용은 연초 대비 6위에서 5위로 올랐다.

지난해 12월 상장된 미래에셋운용의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솔랙티브) ETF’의 흥행이 두드러졌다. 출시 8개월 만에 AUM 규모가 1조원을 돌파했고 국내 ETF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증가한 회사 중국 펀드 순자산총액의 65%를 책임진 것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들의 전기차 모델 라인업 확대에 따른 중국산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증가가 호재로 작용했다.

오민석 미래에셋운용 글로벌ETF 팀장은 “9월 유럽 모터쇼에서 유럽 자동차 기업들의 신규 전기차 모델을 대거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2021년부터는 신규 전기차 모델 판매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데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TIGER 차이나항생테크 ETF’는 최근 중국 정부의 플랫폼 기업 규제 확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올 들어 AUM은 280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종목은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닷컴, 메이퇀 등을 포함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저가 매수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테마형 ETF 수요가 높은 점을 감안해 운용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다만 테마 트렌드는 항상 변화하고 그만큼 오랜 기간 살아남는 상품은 드물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상품을 구상하고 선택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