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동 서당 '엽기폭행' 더 있다…"살인 빼고 모두 발생"

by김민정 기자
2021.03.31 00:07:0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경남 하동 지리산 청학동 서당에서 엽기적인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남학생 2명이 동성 학생 1명의 옷을 벗기고 체액을 먹이는 등 성폭력도 저지른 것도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이번엔 원장까지 학생들을 상습 구타했다는 추가 폭로가 제기됐다.

지난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청학동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을 고발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에 따르면 A군은 자신이 또래 남학생들로부터 당한 폭행과 학대 외에도 원장이 온갖 부당한 명령과 구타를 일삼았으며, 정작 학생을 관리하는 의무 등 서당 내부 일은 뒷전으로 내팽개쳤다고 폭로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A군은 “한 번은 눈이 다 터져서 눈이 온통 빨간색이 되고 자다가 코피를 흘리고 피가 입에서도 나와 병원에 가 달라고 했지만 보내주지 않고 보건소에 데려가 포도당 링거 한 방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목발을 빌려 수업에 이동했는데 ‘네가 장애인 새끼냐’며 욕을 하며 폭행하고, 수업 시간에 아프다 하자 ‘나도 아파’라며 뒤통수와 뺨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A군에 따르면 원장은 여자와 초등학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에게 항상 폭행을 가했으며 뺨부터 시작해 발로 차고 넘어트리는 등 수많은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원장이 간식비를 착복하거나 학생들을 사역에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달에 20만 원씩 부모님에게 간식비라는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갔고 간식을 사서 보내라는 말도 했다라고 했지만 원장이 직접 사서 나눠준 간식은 일주일에 한 사람당 라면 하나에 불과했다”라고 강조했다.



A군은 원장이 여학생 기숙사를 짓는 공사에 남학생들을 매일 동원했다고 폭로했다. 원장이 키우는 닭이나 개에게 학생들이 밥까지 주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나물과 같은 반찬이 주를 이루는 부실한 식단을 제공하거나 원장 앞에서만 전화 통화가 가능하게 강제하는 등 무책임한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A군은 “많은 분이 청원에 응해주셔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나는 곳을 없애 달라”며 “살인을 제외한 모든 일들이 일어나는 곳”이라고 호소했다.

A군은 이와 같은 내용을 고소장에 담아 경찰에 제출하고 경남교육청에 관련 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군의 고소장을 접수하는 대로 전날 제기된 의혹과 함께 해당 사건을 광범위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청학동의 다른 서당에서 초등학생이 동급생과 선배 등 3명에 의해 강제로 변기물을 마시고, 청소 솔로 이를 닦게 하는 악마 같은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는 피해 학생 학부모의 글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예절 교육을 하는 서당에서 엽기적인 일들이 잇달아 폭로되면서 기숙형 서당학원에 대한 교육 당국의 관리 감독 부실이 이 같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폭행에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