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재성 "송파서 승리할 것…당 대표 피하지 않겠다"
by김기덕 기자
2018.05.24 05:00:00
민주당 송파을 재선거 후보로 2년만에 복귀 행보
민주당 험지 깃발 꽂고, 정당개혁·정치혁신에 올인
"배현진, 정책 비전 안보여… 피해자 코스프레 그만"
의원 세비 감축 등 국회 10대 개혁 과제 추진
|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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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큰 변화에는 더 큰 헌신이 필요하다. 제가 가진 것부터 내려놓겠다.”
지난 2015년 12월 17일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전신) 총무본부장이자 3선 국회의원이었던 거물급 정치인은 20대 총선을 넉달여 앞둔 시점에 전격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문재인 당 대표가 적극 만류했지만, 그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당이 분열된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진정한 혁신을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온라인 10만 당원 입당’을 기획하며 당내 선거 지형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등 문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워 ‘문재인의 호위무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번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는 최재성 예비후보의 얘기다.
그가 2년여 만에 원내 복귀를 선언한 배경이 궁금했다.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최 후보는 “송파을은 20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 후보 없이 무소속 후보와 대결했음에도 신승해 민주당이 첫 깃발을 꽂았을 정도로 힘든 지역”이라며 “당과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유권자들이 많은 지지를 보낼 수도 회초리를 들 수도 있는 곳이라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일념으로 나서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민주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과 무관치 않게 정치권에서도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최 후보의 주가도 나날이 뛰고 있다.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부터 그의 당 복귀 이후 행보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다만 일각에서는 ‘문재인 남자’로 불리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한계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그는 “그런 별명이 개인적으론 영광스럽지만 저 스스로를 그렇게 부른 적은 없다. 반대편에서 저를 공격하기 위해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견뎠다는 이유로 언론에서 붙여준 별명”이라며 “그동안 정치인으로 어느 누구와 일하면서도 맹목적으로 따르기 보다는 항상 상호 작용하는 관계를 가졌다. 정치혁신이라는 제 소신을 단 한번도 버린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송파 지역 공약에도 최 후보의 이런 소신과 창의적인 발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중앙정치 영역뿐만 아니라 지역적으로도 기존의 개발 방식을 뛰어넘고 싶다”고 했다. 그가 창조한 ‘진보적 토목’이라는 개념을 적용, 잠실 종합운동장 15만평(약 49만5870㎡)과 가락시장 16만평(52만8930㎡)의 대규모 부지를 새롭게 디자인해 송파 지역 주거환경을 확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는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하고 그 지상면을 공원화하고, 8km 길이의 탄천을 정비해서 생태하천을 만듬으로써 탄천 뚝방길을 지하화하고 공원을 조성할 것”이라며 “(송파 주민들에게는)그야말로 내 집 앞의 정원이 생기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송파구 재선거에서 처음으로 정치판에 뛰어든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에 대해서는 ‘명랑하고 적극적인 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국정 운영이나 지역 공약 사항 등을 보면 비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최 후보는 “국회의원은 하나의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 자신의 비전과 가치 등을 국민과 지역 유권자에게 제시하고, 그에 대한 지지를 얻어야 한다”며 “배 후보는 지난 보수정권 시절 언론탄압의 가해자로 평가받는 자신을 오히려 피해자로 둔갑시켜 ‘나홀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근거없이 현 정부를 비판하는데 열을 올린다. 이번 선거는 MBC사장을 뽑는 자리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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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후보는 정치계에 입문한 이래 가장 중시하는 원칙은 바로 국민을 위한 ‘혁신’이다. 구체적으로 정당개혁, 국회개혁, 정치혁신이다. 최종 의정활동 목표인 정치 혁신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정당 개혁을 통한 국회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평소 지론이다. 그는 “과거 국민 참여 경선이라는 당시에는 다소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혁신으로 노무현 정부가 기적적으로 나왔다”면서 “한 정당이 진화하고 혁신하면 국회가 바뀌듯이 민주당 체제의 정권에 맞는 합리적이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제도를 만드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최근 ‘국회 개혁 10대 과제’ 발표를 통해 국회의원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 후보는 “최근 계속되는 여야 대립으로 국회 기능이 정지되는 일이 잦아졌는데,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이 세비를 꼬박꼬박 챙겨가는 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며 “국회법이 정한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는 의원에게는 세비를 주지 않고, 각 개별 의원 세비 역시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를 감안해 기존 약 1억4000만원에서 8000만원대로 낮춰야 한다. 각 개인이나 정당의 선의에 기대를 하는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제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선거 이후 야권발 정계 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 후보는 “선거 이후 야권발 정계 개편은 당연히 시도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시점이 한국당이 궤멸하냐, 그렇지 않느냐의 지점으로 볼 수 있다”면서 “그 논란의 중심에는 나라도, 당도 없고 오직 본인만 존재하는 정치 방식으로 비판받는 홍준표 대표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당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당은 주장하는 게 아니라 책임지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상황에서 굳이 정무·정치적인 해석으로 근거없는 교정 요구를 하거나 공격하는 건 과거 구태연한 정치 행태”라고 일축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선거 승리 후 당 대표 출마 행보에 대한 솔직한 심정도 드러냈다. 그는 “과거에는 위기를 견디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방어적으로 정치를 해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문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능동적으로 정책을 제시하고, 국민들도 그에 호응하고 있으니 집권당의 구성원인 저도 예외일 수는 없다. 당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