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인공지능]후발주자 한국 "오픈 플랫폼 통해 따라잡아야"

by오희나 기자
2016.03.16 03:42:06

구글의 자율주행차. 구글 제공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인공지능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후발주자인 한국은 인공지능 기술을 육성하고 기반이 되는 빅데이터를 공유하는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우리 정부에서도 인공지능을 신성장동력이라고 보고 종합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각, 추론, 학습 능력 등을 컴퓨터 기술로 구현해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스마트폰은 물론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등 결합하면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류가 이전에 경험한 것과 전혀 다른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에 적용되면서 ICT 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이는 결국 기존 산업의 수직 구조를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방대한 양의 빅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가 바로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알고리즘이다. 기계학습이란 컴퓨터가 데이터를 학습한 뒤 이를 바탕으로 분석 및 예측을 하는 알고리즘이다 .

인공지능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구글, IBM등으로 헬스케어나 가상 비서등 여러가지 서비스를 이미 내놓고있다.가상 비서 서비스는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애플 ‘시리(Siri)’, 구글 ‘나우(Now)’,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Cotana)’, 페이스북 ‘엠(M)’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이 줄줄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가상 비서’라는 플랫폼을 통해 모든 사물과 연결되고 이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코노미스트는 2016년 말까지 선진국 소비자의 약 66.7%가 매일 가상비서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도 발빠르게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개인화 플랫폼 ‘에고 메이트(EGGO Mate)’를 개발중이다. 스마트폰에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주변 기기의 각종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일상 패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20여 가지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앞서 KT는 ‘모바일월드콩글레스(MWC)2016’에서 로봇 형태의 사물인터넷 허브 ‘오토(OTTO)’를 시연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KT의 개방형 IoT 플랫폼 IoT Makers에 영상인식 원천기술 업체 기술,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기술 및 IoT 플랫폼인 ARTIK이 적용됐다.

네이버는 네이버랩스라는 선행기술 조직을 통해 개발한 기술을 이미 음성검색, N드라이브 사진 테마 검색, 쇼핑 상품 카테고리 자동 분류 등에 적용하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로보틱스, 전기차, 스마트홈, 딥러닝 등에 집중투자하는 ‘Project BLUE’를 통해 하드웨어(HW)와 SW 융합을 통한 플랫폼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게임업체들도 AI를 게임에 적용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에 인공지능 NPC(Non-Player Character)를 선보였다. 인공지능은 기계학습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뻔한 패턴과 움직임을 보였던 기존의 NPC와 달리 사용자들의 공격패턴에 따라 다양한 행동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학습을 통해 발전한다.

지난해 엔씨소프트는 ‘AI 센터’를 만들고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블소뿐만 아니라 상반기 테스트 예정인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 이터널’에도 AI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넥슨은 현재 개발 중인 온라인 FPS게임 ‘서든어택2’에 AI 캐릭터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서든어택은 자회사 넥슨지티(041140)가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넷마블은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유저의 행동 패턴에 대응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올해부터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에 콜럼버스 엔진을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한국은 지능정보기술 관련 산업적 기반이 취약해 선진국 대비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터(IITP)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공지능 기술은 선진국 대비 2.6년의 기술 격차가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능정보산업은 선발주자의 기술력과 데이터 축적이 시간이 갈수록 가속화돼 후발주자가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지능정보기술 분야는 시장을 지배하는 사업자가 없는 초기단계로, 국내 기업에게도 기회가 열려있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도 지능정보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발굴해 플래그쉽 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4월 민간 주도의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을 통해 국내 지능정보기술 연구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분야는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절대 따라잡을수 없는 구조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실제 서비스를 시작하면 쓰이는 과정에서 데이터 축적이 가속화되기 때문이다”며 “하루 빨리 오픈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 각사, 미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