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완판녀만? 완판남도 있다..속옷 파는 남자 이민웅
by최은영 기자
2015.09.21 04:00:00
패션 디자이너 출신 패션 전문 쇼호스트
훈훈한 외모에 모델같은 몸매..쇼호스트 경력 6년 만에 연봉 1억
"''남자 정윤정? 남자 동지현 소리도 듣고 싶다"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홈쇼핑업계 몇 안 되는 완판남’ ‘주부들이 썸타고 싶어하는 남자’…. 이민웅 CJ오쇼핑(035760) 쇼호스트(33)를 일컫는 말이다.
흔히 쇼호스트를 ‘홈쇼핑의 꽃’이라고 부른다. 그런 만큼 스타 쇼호스트는 유난희부터 정윤정, 동지현까지 여성이 대부분이었다. 남성 쇼호스트는 각사마다 전체 50명 가운데 10명 수준으로 많지 않을뿐더러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식품이나 가전제품 등을 파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민웅 쇼호스트의 ‘튀는’ 면모는 그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만 봐도 알 수 있다. 대표 방송이 언더웨어 프로그램 ‘FNL((Friday Night Lingerie show)’이다. 불타는 금요일 심야 시간에 여성 란제리 방송을 진행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 브랜드로는 ‘퍼스트룩에디션’ ‘비욘드클로젯’ ‘로우알파인’ ‘윌슨’ ‘피델리아’ 등이 있다. 전통적으로 패션에 강한 CJ오쇼핑의 패션 전문 쇼호스트로 주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홈쇼핑 채널의 주 시청층은 40~50대 여성이다. 과거에는 여성 쇼호스트들이 주부들의 언어로 방송을 하며 구매심리를 일으켜왔다면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더해지면서 남성 쇼호스트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그들은 접근법과 표현법은 여성과 다르다. 그가 하는 속옷 방송을 예로 들면 남성의 시각에서 본 느낌을 이야기한다든지, ‘노 와이어’라고 하면 가위로 잘라서 와이어가 실제 있는지 없는지를 보여주는 식이다.
배우 뺨치는 훈훈한 외모(한때 이민기 닮은꼴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에 모델 같은 근육질의 몸매. 그가 진행하는 방송은 어딘가 특별하다. “요즘 여성은 통 넓은 바지가 유행이지만 반대로 남성은 발목이 좁은 스키니가 대세다”라고 말하는 등 패션에 관한 풍부한 지식은 여성들의 눈과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관련 지식이 예사롭지 않다 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하고 LG패션(현 LF(093050))에 입사해 디자이너로 근무하다가 쇼호스트로 전향했다. “패션 디자이너만으로는 내가 가진 장기를 모두 꺼내 보이기에 한계가 있을 것 같았다”는 게 전업의 이유다.
쇼호스트 양성 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현대홈쇼핑을 시작으로 GS홈쇼핑(028150), CJ오쇼핑, 롯데홈쇼핑 등 이름 있는 홈쇼핑 회사들에는 빠짐없이 지원했지만 줄줄이 낙방한 기억도 있다. 그러다 어렵사리 현대홈쇼핑 공채에 합격했고, 3년 뒤 CJ오쇼핑으로 적을 옮겨 패션 전문 쇼호스트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한때 케이블 방송에서 VJ로 활동한 적이 있어요. 그때 많은 이들과 소통하는 방송의 매력을 알게 됐죠. 패션 경력도 살리고 싶었고요. 그런 저에게는 쇼호스트가 딱이었던 거죠. 지금도 누군가 저에게 아나운서 할래, 쇼호스트 할래 라고 물으면 전 쇼호스트를 택할 거예요. 매력 있거든요.”
그는 쇼호스트 활동 이외에 각종 방송에도 출연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BS 라디오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 매주 수요일 3부를 쇼호스트 선배 동지현과 함께 꾸며나간다. 게스트로 출연해 시청자 반응이 좋아 고정을 꿰찬 지도 1년 반이 넘었다. 나이도 한참 위인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나이가 들면 샘이 많아지고 화도 는다”고 타박하는 등 당차면서도 거침없는 언변으로 방송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물론 그의 이런 개성 강한 면모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말에 그는 불쾌해하거나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 오히려 반겼다.
“모든 사람이 절 좋아할 순 없잖아요. 호불호가 갈린다는 건 그만큼 캐릭터가 강하다는 소리도 될 거예요. 전 모든 사람이 대체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기보다는 마니아층이 확실한 사람이길 원합니다.”
쇼호스트계 판을 바꾼 인물인만큼 목표도 거창했다. 쇼호스트 경력 6년 만에 한 시간 방송에 1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홈쇼핑업계 완판남, 연봉 1억 원이 넘는 고수익자 반열에 올라선 그는 ‘남자 정윤정’이라는 말에 “남자 동지현이고 싶기도 하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두 분의 매력을 다 갖추고 싶어요. 정윤정 선배는 시청자를 사로잡는 흡입력이 대단해요. 반대로 동지현 선배는 주위를 아우르는 능력이 탁월하죠. 예능 MC로 치면 유재석 같다고 할까요? 원맨쇼와 토크쇼에 모두 능한 쇼호스트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