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5.05.21 03:44:07
치매 예방에 도움되는 게임 속속 등장...굿게임쇼 코리아 2015에서 만날 수 있을 전망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60부터 청춘’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100세 시대’에 살고 있다. 이를 한마디로 표현 하는 말이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라고 하는 ‘신조어’다. 이말은 일부 사람들만 누리던 100세 장수가 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라 대중 전체로 확산되고 있음을 뜻하는 용어다.
호모 헌드레드 시대, 길어진 노년기를 충분히 만끽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뒷바침 돼야 한다. 몸 곳곳이 아파 병원을 들락날락한다면 길어진 수명이 즐겁지만은 않을 터. 특히 가장 조심해야 할 것으로 치매를 꼽을 수 있다. 치매는 일단 걸리게 되면 치료나 개선이 어려워 남은 삶 내내 본인은 물론 가족마저 고통에 빠트리기 십상이다. 자칫 100세 장수가 100세 고통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다행히도 지금은 70대 노인은 물론 발 빠른 30~40대들도 규칙적인 운동, 다양한 사회활동 등 치매 예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추세다. 최근에는 게임으로 치매를 예방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한 대학병원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노화에 따른 인지기능 저하를 억제하는 데 PC 게임이 낱말 맞추기보다 효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경기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몇몇 기관이 치매 치료 프로그램에 게임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들 게임은 유익하기도 하지만 게임 본연의 흥미 유발 효과도 높아 환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흐름에서 최근 호서대학교의 기능성게임연구센터가 치매 예방용 걷기 게임 ‘팔도강산’을 개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모니터를 보면서 시장을 돌아다니고 특정 음식물을 구입하는 등 노인들이 실내에서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임이다. 동작인식만으로 조작이 가능해 플레이하기도 쉽고, 머리는 물론 몸도 써야 하므로 신체·정신적으로 두루 유용하다. 실제로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고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회상요법과 실제 생활 장애 해소효과가 검증된 기법을 게임에 접목시키기도 했다. 최종 시연을 마치고 현재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29일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굿게임쇼 코리아 2015에서도 본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IT과 무관한 게임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바둑이나 장기가 대표적인 예. 하지만 이들 고전 놀이는 새로 배우기에 다소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럴 경우 직접 하기도 쉽고 룰도 간단한 보드게임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내 보드게임 업체 젬블로의 동명 게임 ‘젬블로’는 규칙도 쉽고 바둑·장기 못지않은 지략 대결도 가능해 노인들이 인지능력을 키우는 데 적절한 보드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흡사 테트리스처럼 생긴 타일들을 색깔별로 나눠 가진 뒤 순서대로 자기 타일을 연결해가는 게임으로서, 중간 중간 상대방 타일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기도 한다. 자기 색의 타일을 보드 위에 가장 많이 올려놓은 사람이 승자가 된다.
이처럼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게임들은 많이 있다. 전문가들은 “호모 헌드레드 시대에 이들 게임은 뇌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줌은 물론 그 자체로 재미도 상당해 긴 노년기의 취미나 여가활동으로도 알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