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풍향계]세종시 '나홀로'族 증가세 '뚜렷'

by방성훈 기자
2015.01.05 03:30:00

2단계 이전 후 미혼 또는 ''기러기 아빠·엄마'' 늘어
인터넷몰·화물운송·기타용역서비스 등 이용 급증
어린 子女 둔 경우 가족단위 둥지 틀어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해 ‘나홀로’ 세종시로 이주하거나 거처를 둔 공무원이 부쩍 늘어난 것이 분명하다.

4일 비씨카드가 지난해 1~11월 세종시에 있는 신용카드 가맹점 매출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종합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89.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운송(199.0%)과 기타용역서비스(206.6%) 등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아직 쇼핑몰이나 백화점·대형마트 등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데다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보니 대부분 인터넷을 이용해 택배로 물건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세종청사 인근 한 오피스텔 경비원은 “매일 택배가 수십 건씩 오는데 품목들을 보면 대부분 혼자 사는 사람들이 필요한 물건들이다”라며 “퇴근할 때 찾아가기 때문에 대신 맡아주고 있는데 경비실은 물론 엔진실까지 꽉 찰 정도다”라고 말했다.

또 △애완동물(180.6%) △동물병원(114.8%) △신변잡화수리(366.22%) △세탁소(172.7%) 등 혼자 사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가맹점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나홀로’족이 늘어나다보니 저녁 시간에 유흥이나 오락을 즐기는 경우도 늘었다. 지난해 단란주점(203.2%), 유흥주점(120.5%), 당구장(461.0%), 노래방(123.4%) 등의 매출이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편으론 헬스클럽(117.9%), 골프연습장(160.4%), 스포츠레져용품(104.7%) 등의 매출이 증가하는 등 세종시 이전을 계기로 운동 등 자기계발을 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다만 어린 자녀를 둔 부부는 가족 단위로 세종시에 둥지를 튼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아동의류(118.4%), 유아원(122.52%) 등의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학습지교육 매출의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도 2013년엔 42.7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엔 178.0%로 급등했다.

나홀로 이주했든 가족 단위로 이주했든 2단계 정부부처 이전 이후 전반적으로 세종시에 터전을 마련한 경우가 증가한 것은 확실하다. 냉·난방 기기의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2013년 21.29%에서 지난해 246.9%로 급등한데다 △카페트·커텐(103.8%→138.6%) △유리(96.3%→153.2%) △기타건축자재(12.8%→158.1%) 등의 매출도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정부부처 한 공무원은 “정부부처 2단계 이전 이후 인프라가 그나마 개선되면서 1단계 때 서울에서 출퇴근하던 사람들이 평일엔 잠만 자는 방을 잡아두고 주말에 서울에 올라가는 경우가 늘었다”며 “또 자녀가 없거나 아직 미혼인 공무원들은 상당수가 세종시로 이주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