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 도정태 교수 "줄기세포로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 치료한다"
by이승현 기자
2015.01.02 03:20:21
국내 대표적인 ''유도만능줄기세포'' 연구자.,"인체 모든조직 분화·계속 이용 가능"
"신경세포 만들어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충분한 시간과 투자 필요"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지난해 일본 이화학연구소팀이 줄기세포로 망막세포를 생산, 안과질환(황반변성) 환자에게 실제 이식한 데 이어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정자와 난자의 전단계까지 만들어내 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는 기존 체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주입, 미성숙 세포로 되돌려(역분화) 다시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가 쓰였다.
한국에도 줄기세포 연구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 iPS세포를 통해 난치병 치료에 도전하는 과학자가 있다.
도정태(45) 건국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iPS세포 연구가로 꼽힌다. 줄기세포의 한 종류의 iPS세포는 ‘배아줄기세포’처럼 여성의 난자를 사용하지 않아 윤리적 논란에서 자유롭다. 또한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해 특정 세포로만 자랄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에 비해 활용성이 높다.
그는 지난 2002년 미국 펜실베니아대 박사후연구원을 시작으로 이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 차의과대 의생명과학과 교수, 현재 건국대 교수에 이르기까지 줄곧 이 분야를 연구했다.
도 교수는 “우리나라는 성체줄기세포 치료제가 상용화되는 등 이 분야에선 미국 및 일본과 함께 세계적 강국이지만 iPS세포는 (세계적으로) 많이 뒤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PS세포는 한번 만들기만 하면 모든 세포로 분화 가능해 심장과 뇌, 뼈, 연골 등 인체 모든 조직을 만들 수 있고 또한 계속 이용할 수도 있다”며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연구목표는 iPS 세포로 신경세포를 만들어 난치성의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다. 신경세포의 경우 인체 내에서 자연스러운 재생이 매우 어려운데 이를 iPS를 이용해 해결하는 것이다.
도 교수는 구체적으로 “알츠하이머병(치매)과 파킨슨병, 헌팅턴병 등의 치료에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7명의 제자와 함께 ‘줄기세포 발생학연구실’에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iPS세포의 위험성(종양 발생)을 세계 최초로 실험으로 증명, 더욱 안전한 iPS세포 생산방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향후 임상시험에 필수적인 ‘안전한’ iPS 세포 수립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에선 성체줄기세포 치료제가 상용화됐지만 iPS세포 치료제는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 “안전성이 확인돼야 임상실험 등 상용화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 올해에는 뇌질환 관련 환자를 중심으로 세포 차원에서 질병의 원인을 찾고 세포치료의 기본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도 교수는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가로서 이 분야에 대한 인내와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아직 환자에게 적용도 못 하면서 돈만 들이지 않냐고 나무라는 사람이 많다. 그렇지만 줄기세포는 성공하면 파급효과가 정말 크다”며 “(정부가) 멀리 내다보며 충분한 시간과 인내를 갖고 투자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