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성도 전 현대모비스 부사장, 제4이통 사업 추진

by김현아 기자
2014.12.04 03:57:0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010년부터 지금까지 기존 이동통신 3사 외에 전국망을 깔고 통신사업을 하는 ‘제4이동통신’ 사업권 심사는 다섯 번 있었지만, 모두 탈락했다. 무엇보다 국가기간산업인 통신 사업을 할 만한 재무적 안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제4이통에 관심 갖는 기업인들은 여전하다.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 3사의 시가총액은 66조 원(1999년)에서 36조 5000억 원(2014년)정도로 두 배 가까이 줄었지만, 국가가 허용하는 3개 사업자 과점산업인 탓에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이다.

또한 제4이동통신 추진 기업들은 모두 사업권 획득시 월 3만 5000원으로 유무선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겠다고 밝혀, 가계통신비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박성도(68) 전 현대모비스 부사장은 제4이동통신 사업권을 준비하는 (주)퀀텀모바일의 대표이사를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부사장은 현대정공 부사장, 기아차 부사장, 현대모비스 부사장 등을 거친 인물로, 정몽구 회장이 현대정공을 이끌던 1980년대 말 첫번 째 SUV인 갤로퍼 생산과 멕시코 공장 설립에도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퀀텀 모바일 관계자는 3일 “중견기업 다섯 곳에서 목적 설립 법인을 만들기로 하면서 시장에서 성공 스토리가 있는 기업인을 물색했고, 박성도전 부사장이 합류하게 됐다”면서 “통신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현대차그룹에서 쌓은 경영 노하우가 제4이통 사업권 준비 및 초기 경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일각의 소문처럼 노루표 페인트가 주주로 참여했다거나, 현대차 협력사들이 대거 들어온 것은 아니다”라면서 “서울·경기뿐 아니라 울산, 대구, 광주 등에서도 탄탄한 기업들을 주주로 모시다 보니 1개 회사가 현대차 협력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퀀텀 모바일에는 현재 26명 정도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데, 상당수는 초기 법인 자본금을 댄 중견 기업에서 파견한 직원들이다. 이외에도 데이콤 출신인 김원일 씨와 송민기 씨 등도 합류한 상태다.

△퀀텀 모바일 컨소시엄 추진 현황(출처: 퀀텀 모바일)
퀀텀 모바일이 한국모바일인터넷(KMI)과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의 전철을 밟지 않고 제4이동통신 사업권을 획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이르면 12월 중순 미래창조과학부에 사업권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퀀텀 모바일 관계자는 “제4이통 준비 사업자들이 잇따라 실패해 시장에서는 ‘양치기 소년’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퀀텀 모바일은 5개 정도의 중견 기업과 신용평가사 검증을 거친 150여 개 중소기업들이 힘을 모으고 있으며, 무엇보다 각 지분 투자사들과 이면계약을 받지 않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계 칩 밴더와는 투자를 약속받았으며, 해외 스마트폰 제조회사와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말했다.

퀀텀 모바일이 외국계 제조사와 제휴를 맺은 것은 기존 통신 3사 방식(LTE-FDD, 주파수분할 LTE)과 달리, LTE-TDD(시분할LTE)방식으로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본사는 망제공 업무만 하고 소매영업은 주주사들이 하려던 KMI와 달리, 대주주를 중심으로 소매영업까지 할 예정이다. 자본금은 현재 9000억 원 정도 모았으며, 1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퀀텀 모바일이 12월 중순 제4이통 사업권을 신청한다면, 관련 법상 120일 이내에 허가여부가 결정된다. 기간통신 사업권 신청을 제한하는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10월 통과됐지만, 시행일은 2015년 4월 15일이기 때문에 법시행 이전 신청은 과거 제도에 따른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내년 4월 15일 이후에는 미래부가 주파수 소요계획을 확인한 뒤 허가기본 계획을 만들고 이후 주파수 할당 공고부터 (제4이통) 사업권을 신청하게 돼 있어, 제4이통 사업권 신청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알뜰폰과 차별되는 대주주의 신뢰성이 퀀텀 모바일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