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선화 기자
2014.05.10 06:00:00
출시 일주일만에 68억 몰려 '대박' 예감
소장펀드도 수수료 절반으로 가입 가능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펀드의 ‘아픈 기억’은 대부분 은행 창구에서였다. 4년째 꾸준히 붓고 있는 적립식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도 간신히 마이너스를 면하고 있고, 지난해 가입한 ‘KB밸류포커스 펀드’도 2%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 방문한 은행 지점의 직원은 “대부분의 고객들이 이 펀드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데 그나마 높은 수익률”이라고 말했다. 이에 펀드 해지를 생각했던 마음을 이내 접었다.
한때 펀드는 직장인들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지름길로 통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재테크 서적의 이같은 ‘펀드 맹신’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펀드로 돈 번적이 없다’는 불신만 쌓여갔다.
하지만 과연 스스로 ‘제대로 된’ 펀드 투자를 했는지 의문을 제기해 봤다. 은행이나 증권사 직원의 추천 상품을 ‘주체적 판단’ 없이 그냥 가입하진 않았는지, 현재 수익률만 보고 막연한 기대감에 선택하지 않았는지, 한번쯤 뒤집어 생각할 볼 일이다.
이번주 ‘재테크의 여왕’은 능동적이지 못했던 펀드 선택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기존의 펀드 상품이란 판매자(채널)의 권유와 판단에 의한 선택이 많았기 때문이다. 펀드 판매자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품을 팔 수밖에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지낸다.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은 모든 것을 투자자의 판단에 맡기는 시스템이다. 특정 펀드가 괜찮다고 추천하는 창구 직원도 없고, 굳이 펀드에 가입할 필요도 없다. 펀드에 꼭 가입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찾아와 자신에게 필요한 펀드를 고르는 시스템이다.
시장에선 반신반의 했다. 과연 투자자 스스로 선택하는 펀드 슈퍼마켓이 잘 될까. 고객들의 반응은 “그렇다”가 우세하다. 지난달 24일 문을 연 지 일주일만에 무려 68억원 어치가 팔렸다. 업계에선 놀랍다는 반응이다. 펀드 슈퍼마켓으로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을 없을 수 있을지 직접 도전해 봤다.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에서 펀드를 가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통장 계설이 필요하다. 펀드 슈퍼마켓 측은 시중 은행 한 곳만을 고려하다 전국적으로 지점망이 잘 갖춰진 우체국을 추가로 선정했다. 이에 우체국에서 계좌를 개설해봤다. 기존에 우체국 통장이 없다면 신규 계좌를 개설하면서 펀드 슈퍼마켓 계좌를 같이 개설하면 된다. 만약 기존에 통장이 있다면 펀드 슈퍼마켓 계좌만 추가 발급받으면 된다.
펀드 슈퍼마켓 계좌는 온라인 가상 계좌다. 온라인 주식 거래와 같은 개념이다. 일단 계좌 번호를 받으면 원하는 금액을 입금할 수 있다.
이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계좌번호를 헛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펀드 슈퍼마켓의 가상 계좌는 ‘200’으로 시작한다. 통장 개설시 여러 번호들이 통장에 찍히면 ‘200’으로 시작하는 번호가 펀드 슈퍼마켓의 전용 계좌임을 기억하면 된다.
하지만 타계좌에서 펀드 슈퍼마켓 계좌로 바로 이체는 되지 않는다. 먼저 개설 은행의 펀드 슈퍼마켓 계좌로 투자금을 이체한 뒤, ‘200’으로 시작하는 계좌로 다시 입금하면 ‘투자 총알’ 준비가 완료된 셈이다.
계좌를 개설했다면 펀드 슈퍼마켓 사이트에 접속해 온라인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기존 은행, 증권사의 인터넷 뱅킹 등록 시스템과 비슷하다.펀드 슈퍼마켓에서 접속하면 ‘회원가입’란이 나온다. 계좌가 없는 회원과 그렇지 않은 회원으로 구분하는데 계좌가 있어야만 투자 가능하다. 공인인증서는 펀드 슈퍼마켓에서 직접 새로 발급받을 수도 있고, 기존에 쓰던 타기관 인증서를 등록할 수도 있다.
다만 상품 가입이 가능한 시간은 정해져 있다. 주식형 펀드는 오후 3시 이전에 가입해야 그날 종가를 기준으로 투자가 결정된다. 만약 3시를 넘기면 이틀(D+2) 또는 사흘(D+3) 뒤 종가가 투자 시점의 기준이 된다. 기준 종가는 운용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아무리 늦어도 오후 4시까지는 투자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는 은행 업무 시간과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