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夜한 밤을 소개합니다…물오른 싱가포르

by강경록 기자
2013.12.03 06:00:00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도시, 싱가포르
싱가포르이 대명사이자 랜드마크 ''마리나 베이 샌즈''
동남아 최고의 놀이터 ''센토사 섬''
건물 안으로 들어온 숲, 가든즈 바이 더 베이

마리나베이 샌즈 스카이파크에 설치된 바 ‘쿠데타’에서 바라본 인피니티 풀과 야경. 바는 맥주나 음료를 마시며 싱가포르 야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포인트다. 하지만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곳은 프라이빗 라운지로 예약 고객 외에는 출입을 금하고 있다.
유람선을 타고 바라본 마리나베이의 야경. 시간을 잘 맞춰 유람선을 탄다면 마리나베이 샌즈의 화려한 레이저쇼와 분수쇼를 감상할 수 있다. 유람선은 클락키에서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누군가는 삶이 배움의 연속이라 했고 여행은 그 배움의 지름길이라 했다. 여행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배움을 넓혀나갈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늘 여행을 하며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지만 이번 싱가포르 여행은 조금 특별했다. 싱가포르는 잘 꾸며진 거대한 인공정원 같은 도시다. 마치 장인의 세심한 손길로 조각한 듯 잘 정돈돼 있다. 하지만 이런 세심함은 절박함에서 피어났다. 신은 싱가포르라는 작은 나라에 조그마한 섬과 바다만을 주었을 뿐이다. 이런 열악함에 빼어난 풍경이나 오래된 역사, 문화를 기대한다는 것은 오히려 사치일 정도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이런 열악함을 기회로 삼았다. 감옥 같은 4면의 바다를 열어 세계의 자본과 기술을 받아들였고, 철저한 통제와 계획에 따라 좁은 땅을 나눠서 아껴 쓰는 지혜도 자연스레 익혔다. 우리와도 많이 닮은 모습이다. 그렇기에 이번 여행은 그저 휴식이 아닌 좀더 깊이 있게 그들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우리나 싱가포르가 가진 절박함이 서로를 비추는 거울 같아서일 게다. 오히려 그들에게서 우리의 미래를 미리 비춰볼 순 없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여행은 더 색다르게 다가왔다.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의 투숙객과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싱가폴의 멋지고 화려한 야경을 감상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야경은 세계적으로 ‘백만불 짜리’라며 명성을 얻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공원도시

싱가포르의 첫 인상은 거대한 공원 같았다. 도시 전체가 잘 가꾸어진 정원같이 관리돼 있는 듯 보였다. 날씨도 한몫했다. 싱가포르는 사계절의 변화가 거의 없고 늘 따뜻하다. 연평균 기온은 24~27도 정도. 5~8월 사이 가장 덥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와 중국 등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싱가포르의 독특한 다문화와 현대화된 국제도시의 면모를 즐기다 보면 더위 따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시국가이기도 한 싱가포르는 서울보다 약간 큰 697.2㎢로 지속적인 간척사업으로 국토면적을 늘려왔다. 싱가포르의 상징이자 분수인 멀라이언상을 시작으로 열대과일 두리안을 닮은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끄는 문화공간이자 쇼핑몰 ‘에스플러네이드’, 최근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로 급부상한 ‘마리나 베이 샌즈’ 등이 마리나 베이를 감싸 안으며 원을 그리듯 모여 있다. 밤에는 에스플러네이드 몰 앞의 강변에서 마리나 베이 샌즈를 가장 멋지게 감상할 수 있다. 저녁이면 강변의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야경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특히 이곳의 야경은 ‘백만달러짜리’라며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국제적 금융도시답게 도시를 수놓은 야경을 사이사이로 세계 대형은행들의 간판이 눈에 띈다.

새로운 명소도 즐비하다. 새롭게 단장한 오차드로드와 싱가포르 리버를 따라 펼쳐진 많은 관광명소가 팔색조 같은 매력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쇼핑명소와 독특한 레스토랑도 속속 생겨나 즐거움을 제공한다.

마리나 베이 샌즈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단연 ‘샌즈 스카이파크’. 55층 높이 3개 동의 호텔과 57층 상층부에 왕관처럼 세워진 이곳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그중 ‘인피니티 풀’은 세계적인 명소로 이름이 높다. 한쪽면이 절벽처럼 만들어진 탓에 아찔함과 더불어 싱가포르 전역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싱가포르의 대명사 ‘마리나 베이 샌즈’

마리나 베이 샌즈는 개장과 동시에 싱가포르의 명물이자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2500여개 객실을 갖춘 초호화 호텔과 컨벤션센터, 극장, 쇼핑몰, 레스토랑, 카지노 등을 갖췄다. 건축가 모셰 샤프디는 카지노 카드에서 영감을 받아 외관을 디자인했다. 피사의 사탑보다 10배나 더 기울어진 최고 52도에 달하는 가파른 경사에 인간이 창조한 ‘피사의 사탑’이라 불리며 아시아 최고의 건축물로 떠올랐다.

마리나 베이 샌즈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단연 ‘샌즈 스카이파크’. 55층 높이 3개 동의 호텔과 57층 상층부에 왕관처럼 세워진 이곳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약 200m 높이에 자리잡고 있어 싱가포르의 스카이라인을 360도 조망할 수 있다. 마치 3개의 타워 정상에 크루즈 선을 올려놓은 듯해 하늘을 나는 배를 타고 있는 기분이 든다. 또 1만㎡(약 3000평)가 넘는 공간에 울창한 녹지와 조각공원, 바, 야외수영장을 설치했다. 수영장 옆의 바 ‘쿠데타’는 맥주나 음료를 마시며 싱가포르 야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포인트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57층에서 즐기는 150m 길이의 인피니티 풀이다. 투숙객만이 갈 수 있는 수영장에 몸을 담그고 있노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을 지경. 청명한 아침의 수영장도 좋지만 해진 뒤 야경은 황홀경을 선사한다. 바다가 물길을 이루며 저 멀리 보이고, 사방에는 사슴떼의 눈과 같은 도시의 불빛이 반짝인다. 그 빛에 둘러싸여 마시는 칵테일 ‘싱가포르 슬링’은 이를 ‘동양의 신비’라 극찬한 소설가 서머싯 몸의 말이 절로 떠오르게 한다.

리조트 월드 센토사의 대형 아쿠아리움인 ‘SEA Apurium’. 관람객들이 대형 수족관 앞에서 사진찍기에 바쁘다.
◇동남아 최고 놀이터 ‘센토사 섬’

‘평화와 고요함’을 뜻하는 센토사 섬은 싱가포르의 유명한 휴양지다. 싱가포르의 남쪽에 위치하며 동양 최대의 해양수족관을 비롯해 분수쇼를 볼 수 있는 분수, 예쁜 난꽃을 가꿔놓은 오키드가든, 아시아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한 아시안 빌리지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이곳에 세워진 ‘리조트 월드 센토사’는 싱가포르 최초의 통합 리조트다. 세계적 수준의 고급 호텔과 다채로운 놀이시설 및 편의시설, 고품격 공연과 카지노가 한곳에 밀집한 우아한 관광명소다.



센토사는 동남아 최초이자 유일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마파크를 비롯해 다양한 콘셉트의 4개 고급 호텔과 첨단시설을 갖춘 대형 볼룸과 26개의 연회장, 1600여석의 그랜드 극장과 화려한 카지노를 갖추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생물 생태공원인 마린 라이프 파크, 해양 무역사 박물관 등도 있어 볼거리도 풍부하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는 44억달러라는 엄청난 자금을 투자한 테마파크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할리우드, 플로리다의 올랜도, 일본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의 장점만을 모아 만든 것으로 동남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에서는 영화를 테마로 한 다양한 놀이기구와 환상적인 공연을 즐길 수 있다. 7개의 개성 넘치는 테마존으로 이뤄져 있다. 7개 테마존은 할리우드, 잃어버린 세계, 뉴욕, SF 시티, 고대 이집트, 파파어웨이, 마다가스카 등이다.

그중 추천하고 싶은 곳은 할리우드 존의 ‘트랜스포머 어트랙션’.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오토봇들과 함께 전투를 치르며 짧은 시간 동안 관람객들을 또 다른 세계로 인도한다. 이외에도 열대 우림 속 공룡의 공격을 피하고자 래프트를 타고 탈출하는 ‘쥐라기 파크 래피드 어드벤처’, 영화 ‘워터월드’를 테마로 한 워터월드 존에서는 죽음도 불사한 화려한 쇼도 감상할 수 있다.

가든즈 바이 더 베이 입구에 설치된 대형 조형물. 이 조형물은 밤이면 화려한 불빛을 내뿜으며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실제로 보면 그 엄청난 크기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숲이 건물 안으로 ‘가든즈 바이 더 베이’

마리나 베이에 위치한 ‘가든즈 바이 더 베이’는 가장 최근에 개장한 싱가포르의 새로운 식물원이다. 약 101만㎡(약 3만 500평)의 거대한 녹지에 초현실적인 느낌의 수직 정원인 슈퍼트리와 초대형 온실이 갖춰져 볼거리를 제공한다. 베이사우스, 베이이스트, 베이센트럴 등 3곳의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16층 건물 높이의 거대한 슈퍼트리는 일종의 수직정원이다. 슈퍼트리는 식물원의 온실에서 필요한 빗물을 모으고 태양에너지를 생성하며 환기장치 역할을 한다. 슈퍼트리 사이에 있는 공중 보행로를 따라 산책하는 스릴도 체험할 수 있다. 정상에 서면 식물원을 비롯해 마리나 베이 샌즈 등 근사한 주위 풍경이 펼쳐진다.

가든즈 바이 더 베이의 온실은 크라우드 포레스트와 플라워 돔으로 구성돼 있다. 해발 1000~3500m에서나 서식하는 희귀식물이 전시돼 관심을 끈다.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키나발루산이나 남미 고산지대에서 볼 수 있는 시원하고 습한 기후를 재현해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플라워 돔도 지중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시원하고 건조한 기후와 식물을 즐길 수 있다. 온실 천장 바깥에 차광막을 붙이고 바닥에 냉수관을 설치해 실내 온도를 낮춘 역발상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객실에서 바라본 ‘가든즈 바이 더 베이’와 ‘에스플러네이드’.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조형미를 자랑하지만 객실에서 바라보는 경치 또한 하나의 예술품의 경지에 이를 정도다.
◇여행메모

싱가포르지도
△벌금의 나라 ‘싱가포르’=싱가포르는 벌금과 법규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기념품 가게마다 ‘벌금의 도시, 싱가포르’라고 프린트된 티셔츠를 판매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싱가포르에서는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1000싱가포르달러(약 84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도로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공공장소에서 침을 뱉다 적발돼도 벌금이 부가된다. 우리가 습관처럼 씹는 껌은 아예 판매하지 않으며 관광객이 자국에서 가져온 경우라도 공공장소나 거리에서는 씹을 수 없다.

△그외 볼거리= 클락키는 호젓한 강가에서 야경을 감상하고 근사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 다섯 구획에 걸쳐 독특한 물건을 파는 상점,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의 레스토랑은 야외 테이블을 갖추고 있어 강변의 정취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나이트 라이프도 빼놓을 수 없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클럽과 바가 즐비하다. 또 싱가포르 리버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야경과 레이저쇼도 볼거리다.

△가는 법=대한항공, 싱가포르항공 등에서 인천~싱가포르 직항편을 운항한다. 약 6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