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제는 7월인데‥LG하우시스가 `1등급 창호`라 이름붙인 이유

by김현아 기자
2012.06.11 06:04:01

창호 에너지효율등급제, 1등급 인증제품 아직 없어
LG하우시스,승인 시험소서 테스트 받아‥뒤바뀔 가능성 없다
업계간 경쟁이 홍보 과잉 논란으로 이어져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11일자 12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 7일 창호(창틀+창문) 업계 1위인 LG하우시스(108670)가 "7월부터 시행되는 창호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제에 앞서 1등급 전략모델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LG하우시스는 1등급 제품으로 창과 창틀의 밀착을 최대화한 고단열 시스템 이중창(D290L) 등 4개 제품을 열거했다. 아울러 완성창 중 1등급 모델을 10% 이상 운용해 국내 고성능 창호시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사실 일반인들은 창호에 대해 무관심한 편이다. 냉장고나 에어컨을 살때는 에너지효율  라벨을 꼼꼼히 챙기지만, 창호는 건설업체나 인테리어 업체가 택해준 걸 받아들여 왔다.

하지만 창호 등급제는 필요한 물건을 만들기 위해 팔을 걷어 붙이는 일명 DIY(Do-It- Yourself)족의 증가추세나, 창호가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좌우한다는 인식 변화 속에서 관심을 키우고 있다.
 
7월 1일부터 창호 에너지효율 등급제가 시행되면, 가전제품의 에너지등급 라벨이나 자동차의 연비 라벨처럼 창호 역시 쉽게 에너지 소비효율을 알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도시가스 요금제가 부피 단위에서 열량 단위로 바뀌면, 에너지를 덜 쓰게 만드는 1등급 창호는 가스요금을 줄이는 비법이 될 수 있다.    

그래서 LG하우시스의 1등급 창호는 관심받기 충분했다. 등급제 시행이 한달도 안 남았으니 KCC(002380)나 이건창호(039020) 같은 다른 회사들도 1등급이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에 문의하니 "아직 1등급 인증제품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7월 1일부터 제도가 시행되니 일주일 정도지나면 데이터가 넘어온다"면서 "(기업들이) 자체 테스트(Self-test)할 수는 있지만 제도상의 인증제품은 없다"고 말했다. 지경부 관계자도 "LG 1등급 창호 기사를 보고 놀라서 알아봤더니 아직 인증제품은 없더라"라고 확인했다. 
 
LG하우시스측은 정부가 승인한 시험소에서 테스트해 보니 1등급이 맞았다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국방재시험연구원 등에서 테스트 받아보니 1등급 인증기준을 통과했다"면서 "해당 시험소 결과를 6월 말 사이트에 입력하면 인증서가 나오니 문제될게 없다"고 해명했다.
 
LG하우시스의 해명대로 1등급 창호로 이름붙인 제품은 정부가 고시한 시험소에서 테스트받은 걸로 확인됐다. 정부 인증시 1등급에서 바뀔 가능성은 적은 것이다.
 
하지만 LG하우시스의 1등급 창호 홍보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단 몇 주만 더 기다려 1등급 인증이 확실해지면 자랑해도 될 일을, 테스트 받는 와중에 언론에 흘려 분위기를 몰아가려한게 아니냐는 생각마저 든다.
 
회사측은 "국민들이 창호 에너지효율 등급제를 잘 모르니 알려주려 했다"고 말하지만, 소비자들은 업체별 순위보다는 어떤 회사, 어떤 제품이 정부가 공인한 1등급인지를 정확히 알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