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남 기자
2011.10.11 06:10:15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우리는 믿습니다.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더 빠르고, 더 얇고, 더 가볍다는 것, 모두 좋지만 기술이 한발 물러나 있을 때, 모든 게 더 즐거워지고 비로소 놀라워지는 것이라고. 그것이 곧 진보라고."
글로만 대하면 어떤 광고인지 싶다. 두루뭉수리하기 짝이 없는 단어의 조합. 30초 남짓 광고 전쟁에서 이런 한가한 `강의`라니. 다만 제품 사용영상과 함께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내 고개가 끄덕여진다. 마지막에는 `아이패드2`라는 자막이 뜬다.
애플의 마케팅 전략은 통렬하다. 숨 쉴 틈 없는 급박한 IT업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나라도 더 알리려는 다른 업체들과 차별점이 분명하다. `차가운` IT업계에서 `따뜻한` 감성 마케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런 점에서 삼성과 LG가 시도때도 없이 치르는 기술 설전은 아쉽다. 애플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양사 스스로도 "국내 경쟁업체만 보면서 사업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지만, 결국 노이즈 마케팅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특히 후발주자인 LG가 이에 앞장선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지난 10일 있었던 LG전자(066570) `옵티머스 LTE` 기자간담회는 사실상 삼성을 향한 선전포고의 자리였다. LG의 IPS LCD가 삼성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보다 스마트폰에서는 더 낫다는 것이 요지였다.
LG디스플레이의 한 임원은 삼성을 두고 "정직하지 않은 업체"라고 했다. IPS LCD보다 더 떨어지는 AMOLED를 두고, "가장 우수하다"며 소비자를 호도했다는 것이다.
LG의 선공은 올해 초부터 시작된 양사의 `3D 전쟁`과 다를 게 없었다. LG가 3D 전쟁에서 삼성에 승리했다는 평이 일각에서 있었는데, LG는 이번에도 그 효과를 노렸을 법하다.
문제는 정작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이 혼란스럽다는 점이다. 기자는 그간 "어떤 3D TV가 더 좋냐"는 질문을 수도없이 받았다. 결국 아무 답도 하지 못했다. 기술에 해박하다는 전문가들도 뚜렷한 답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LTE 스마트폰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