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이사회 제 목소리 낸다

by이준기 기자
2011.08.16 08:00:00

한동우 회장이 추진중인 매트릭스 조직 도입 방안에 제동
금융권 "라회장 시절엔 상상 못할 일..이사회 제대로 작동"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지금 신한금융이 매트릭스 조직을 도입하는 것이 맞는 겁니까? 워크숍을 열어서 한번 따져 봅시다!"

신한금융지주(055550) 이사회가 확 변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적극 추진 중인 매트릭스 조직 도입에 이사진 일부가 제동을 걸고 나서는 등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과거 라응찬 전 회장 체제 때는 상상도 못할 일이란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25일 예정된 정기이사회에 앞서 오는 17일 오후 2시 시내 모호텔에서 이사회 워크숍을 개최한다.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다.

한 회장은 지난 6월말 취임 100일에 맞춰 지배구조 개편안을 마련해 언론에 공개했다. 개편안에는 ▲회장선임 연령 만 67세로 제한 ▲그룹경영회의 신설 ▲일부 매트릭스 조직 도입 등 크게 3가지가 담겼다.

그러나 뜻밖에도 신한금융 이사회가 암초로 작용했다. 회장선임 연령과 그룹경영회의 신설에는 동의하지만, 매트릭스 도입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게 일부 이사진의 생각이다. 신한금융은 기업금융 및 투자은행 관련 사업부문(CIB)과 그룹의 자산관리 관련 사업부문(PB/WM)을 한정해 매트릭스 조직을 도입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올초 새 이사회가 구성된 이후 워크숍 개최 회수가 늘었다"며 "이번 워크숍은 우려를 나타내는 일부 이사진에 매트릭스 도입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공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 이사회가 변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과 수개월 전만해도 라 전 회장의 독주에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면서 `거수기 이사회`라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 경영진간 내분사태 이후 대거 바뀐 이사회가 드디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신한금융은 오는 25일 이사회를 열어 지배구조 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새로 신설되는 그룹내 최고 회의체인 그룹경영회의는 오는 9월부터 열릴 예정이다.

이 회의에는 지주 회장을 비롯해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생명, 신한금융투자, 신한자산운용 등 자산 10조원 이상인 계열사의 대표이사(CEO) 5명이 정식 멤버로 참석한다. 이들은 자연스레 차기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다. 투자금융(IB) 및 프라이빗뱅킹(PB) 사업부문장, 지주회사의 전략·재무담당 임원 등 5~6명도 열석으로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