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노포의 성공비결

by객원 기자
2008.07.29 16:00:00

<유진식당> 3500원짜리 ‘정통평양냉면’

[이데일리 EFN 김준성 객원기자] 종로 3가 1번 출구에서 탑골공원 옆 우체국골목으로 접어들면 작은 음식점들이 길게 늘어선 ‘먹을거리 골목’이 있다.

이곳 음식점들이 외부에 내걸고 있는 메뉴의 가격대는 대부분 5000원 내외. 영양탕과 설렁탕에서부터 심지어 3000원짜리 치킨메뉴도 볼 수 있다.

이 골목에 위치한 음식점들의 가격대가 이처럼 저렴한 이유는 주 고객층이 50~60대이기 때문.

탑골공원 부근에 들렀다가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려는 중장년 고객층에게 딱 알맞은 가격대인 셈이다.



‘젊은이들만의 종로’와는 상관없이 시간의 흐름이 비켜간 이 골목을 따라 낙원상가 부근까지 걷다보면 냉면으로 유명한 <유진식당>을 만나게 되는데, 이 곳은 현재 자리에서만 23년이나 된 노포다.

종로 메인상권에서 약간 비켜나 있어 고객방문율이 낮을 것 같지만 노포의 특성상 목적고객의 비율이 높다. 최근에는 블로거들의 입소문을 타고 젊은 고객층의 방문율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유진식당>의 주 메뉴는 물냉면(보통 3500원, 곱빼기 5000원)과 녹두지짐(3000원).

특히 일정비율로 섞은 메밀과 전분반죽으로 직접 면발을 뽑아 만들어내는 냉면은 고객들이 <유진식당>을 찾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쇠고기와 소뼈를 4~5시간동안 우려낸 냉면육수는 가격을 의심하게까지 한다.



주문한 물냉면이 나오면 육수부터 들이켠다. 정통 평양냉면보다는 약간 달달한 맛.

메밀과 전분이 적당히 섞인 면발은 윤기가 흐른다(메밀의 함량이 높으면 면발에 윤기가 없다). 강남지역 7000~8000원대의 냉면들과 비교한다면 약간 뒤처질 수도 있지만 가격대비 이 정도의 맛이라면 충분히 단골고객들을 사로잡을 만 하다.

냉면육수를 들이켜고 난 후에는 녹두지짐을 한 조각 집어본다. 돼지기름에 부쳐내 알맞게 아삭거리는 맛이 식욕을 당긴다.

돼지기름에 부친 녹두지짐은 50~60대 고객들로 하여금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한다는 것이 <유진식당> 문용춘 대표의 설명.

이북이 고향인 문 대표는 “단골손님들에게 서비스한다는 기분으로 하루하루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물냉면과 녹두지짐 외에도 24시간 사골을 우려낸 돼지머리국밥(보통 2500원, 특 4000원)과 설렁탕(보통 2500원, 특 4000원), 비빔냉면(보통 4000원, 곱빼기 5500원), 회냉면(보통 5000원, 곱빼기 7000원), 홍어무침(小 3000원, 大 5000원), 돼지수육(小 3000원, 大 5000원),

그리고 소수육(小 5000원, 大 1만원) 등 저렴한 가격대와 양질의 맛을 동시에 노린 메뉴구성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무색하게끔 만든다.

● 가격대비 양질의 메뉴, 편안한 분위기
● 메뉴 수가 너무 많다. 냉면 중심의 메뉴구성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면 어떨까?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