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물가·유가`로 산타랠리 가늠

by안근모 기자
2005.11.13 13:00:06

(주간전망)버냉키 청문회에도 이목집중

[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재료공백의 한 주를 보낸 월가는 이번주 들어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통화정책 등 증시의 방향을 직접 좌우할 핵심 이슈들을 대거 만나게 된다.

최대의 관심사는 물가와 통화정책의 방향. 유가하락에 힘입어 지난달 생산자 및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크게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지명자를 상대로 한 상원의 청문회가 시작된다.

어닝시즌의 막바지에서 세계 최대의 소매업체 월마트를 포함한 주요 유통업체들과,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휼렛패커드 같은 핵심 기술주의 실적발표도 예정돼 있다.

톨 브라더스의 실적경고 충격이 아직 뇌리에 남아 있는 투자자들은 주택착공 지표와 홈디포의 실적 전망을 통해 향후 부동산 경기의 방향을 모색할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러나 증시 전략가들은 이번주 역시 유가의 방향이 산타랠리의 강도를 가늠하게 해 줄 가장 중요한 재료라고 꼽고 있다.

지난 한 주동안 다우와 나스닥은 각각 1.5%, S&P500은 1.2% 올랐다. 나스닥은 4주째, 다우와 S&P500은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경제지표 일정(예상치:마켓워치 집계)]

화요일인 15일에 10월 생산자물가가, 다음날에는 소비자물가가 각각 발표된다. 허리케인 충격에 따른 유가 폭등세로 전달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던 물가는 지난달 들어 오름폭이 크게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화정책의 기준지표가 되는 근원(에너지와 식품 제외) 물가지수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일명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과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각각 화요일과 목요일에 해당지역 제조업 지수를 발표, 최신 산업동향을 전할 계획이다. 증시에 긍정적인 내용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목요일에는 10월 산업생산과 가동률 지표도 발표된다.


FRB의 앨런 그린스펀 현 의장과 벤 버냉키 차기 의장 지명자가 스포트 라이트를 받을 예정이다.
화요일인 15일 버냉키 지명자는 상원 은행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경제상황과 통화정책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소상히 밝히며 의회의 검증을 받을 예정이다.

전날인 14일에는 그린스펀 의장이 멕시코 중앙은행 주최 컨퍼런스에 위성으로 참석해 `경상수지`에 관해 연설할 계획이다.



이번주에는 로저 퍼거슨 연준 부의장과 마이클 모스코우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윌리엄풀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월마트가 월요일, 의류업체 갭과 백화점 업체 노드스트롬, 스타벅스는 목요일, 의류업체인 앤 테일러는 금요일에 각각 분기실적과 향후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소매업체들의 실적 뿐 아니라 거시지표를 통해서도 연말 쇼핑시즌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화요일에 나오는 10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6%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자동차를 제외하면 0.3%의 비교적 견조한 모습이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주택경기의 방향도 같은 방식으로 측정할 기회를 갖게 된다.

미국 최대의 주택건설 자재 업체인 홈디포가 화요일, 2위 업체인 로우스는 월요일에 각각 분기실적과 향후 전망치를 발표한다.

목요일에는 10월 주택착공 지표가 나온다. 전달보다는 소폭 약해졌겠지만, 절대 수치는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요일에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목요일에는 휼렛패커드가 실적과 전망을 발표, 기술산업의 갈길을 밝혀줄 예정이다.



지난주 2년 반만에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추락한 유가가 이번주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64명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3%인 34명이 다음 주 유가 하락을 예상했다. 30%(19명)는 유가가 크게 변동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나머지 17%(11명)는 유가 상승을 점쳤다.

`웨더닷컴`에 따르면, 이번주초까지 예년 평균 기온을 웃돌던 미국 북동부지역 날씨는 주후반 들어 평균치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기예보에 따라 유가와 주가가 함께 움직이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