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쇼크`, 월가 마비..다우·나스닥 보합

by정명수 기자
2003.08.16 05:28:55

달러 강세..국채 수익률 상승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최악의 정전 사태로 월가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비상전력으로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은 정상 거래를 강행했지만 거래량은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채권시장과 선물시장은 조기에 폐장하고, 아멕스는 거래 자체를 하지 못했다. 일부 금융기관들은 전력 공급이 여의치 않자 매매를 포기했고, 통신망 장애로 나스닥 종목에 대한 주문이 중단되기도 했다. 주식시장을 조기 마감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마침 옵션만기일이어서 청산 절차를 위해 정상거래를 강행할 수 밖에 없었다. 15일 다우 지수는 전날보다 11.13포인트(0.12%) 오른 9321.69, 나스닥은 1.67포인트(0.10%) 오른 1702.01을 기록했다. S&P500은 0.16포인트(0.02%) 오른 990.67로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은 5억6200만주, 나스닥의 거래량은 7억주에 불과해 평소 거래량인 14억주에 크게 못미쳤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1505개, 내린 종목은 1197개였고, 나스닥에서는 1422종목이 오르고, 1423종목이 떨어졌다. 주간 단위로 다우 지수는 1.4% 올랐고, 나스닥은 3.5% 상승했다. S&P는 1.3% 올랐다. 국채 수익률은 크게 올랐고(채권가격 하락), 달러는 주요 경쟁국 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원유선물 가격은 떨어졌지만 정전으로 정유사 가동이 중단돼 가솔린 선물 가격은 크게 올랐다. 금선물은 떨어졌다. 금융기관 종사자들이 맨하튼 등으로 제때에 출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거래가 극도로 저조했다. 전날 정전으로 귀가하지 못한 일부 트레이더들은 노숙한 후 곧바로 회사로 나오기도 했으나 100% 트레이딩에 투입되지는 못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오프닝 벨을 직접 울린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도 "핵심 인력이 아니면 자택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개장전 발표된 경제지표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이었다. 7월 소비자물가는 0.2% 상승했고, 코아 인플레는 예상치(0.1%)를 웃도는 0.2% 상승, 디플레이션 우려를 덜어줬다. 7월 산업생산은 0.5% 증가, 예상치 0.2%를 웃돌았다. 반면 뉴욕연방은행 지수는 20.0을 기록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10.0을 기록했다. 미시간대학 소비자심리지수는 다음주 화요일로 발표를 연기했다. 경제지표는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릴만한 재료였으나 시장 자체가 `절름발이`였기 때문에 주가 반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금리가 급등한 것도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종목별로는 발전설비 업체가 단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GE는 0.81% 상승했고, 캡스톤터빈은 22.54%나 오르는 등 발전 장비 업체들이 큰 폭으로 올랐다. 정전 사고 이후 발전설비에 대한 투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했다. 반면 전력을 공급하는 유틸리티 기업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뉴욕시에 전력을 공급하는 콘솔리데이티드에디슨은 0.48% 하락했다. 컨티넨탈에어라인, 델타에어라인 등 항공사들도 무더기 결항으로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 하락세를 나타냈다. 금융주들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티그룹은 0.51%, JP모건은 0.71% 하락했다. 기술주 중에서는 델컴퓨터가 3.03% 상승했다. 델컴퓨터는 전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어 컴퓨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이밖에 인텔은 0.36%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는 0.35% 하락했다.